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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기계연구원 장봉균 박사… 구불구불 배터리, 휘고 늘어나고!
  • 권세희 기자
  • 2021-11-08 13: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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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계연구원 나노역학장비연구실 장봉균 박사가 신축성 뱀 비늘형 배터리를 제작하기 위한 전극 구조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손목에 착용하는 스마트 워치의 시계 줄. 이곳에 배터리가 들어간다면? 시계 본체에 있는 배터리에 더해 더 큰 용량의 배터리가 생기는 셈이니 기기의 사용 시간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뱀처럼 부드럽게 휘고, 늘어났다가 줄어드는 등 그 형태가 자유자재로 유연하게 변하는 배터리가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역학장비연구실의 장봉균 박사는 최근 뱀의 겉모습에서 착안해 구불구불한 모양의 유연한 배터리를 만들어냈다. ‘뱀 비늘형 배터리’라고 불리는 이 배터리는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로봇 분야 등 활용할 수 있는 분야도 무궁무진하다.

배터리는 어떤 과정을 거쳐 개발된 걸까? 장봉균 박사에게 들어봤다.

코끼리 ‘꿀꺽’ 삼킨 뱀처럼



뱀 비늘에서 착안한 배터리의 구조

“스마트 워치와 같이 몸에 착용하는 전자기기는 크기가 제한적이다 보니 배터리 용량에도 한계가 있어요. 시계 줄에 배터리가 탑재된다면 용량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어린 시절 생텍쥐페리의 동화 ‘어린 왕자’를 재미있게 읽었다는 장 박사. 어린 왕자에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의 이야기가 나온다. 장 박사는 자신의 몸보다 큰 먹이를 꿀꺽 삼킨 뒤 몸의 비늘을 유연하게 늘리는 뱀처럼 신축성(늘어나고 줄어드는 성질)과 유연함을 동시에 갖춘 배터리라면 시계 줄 뿐만 아니라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 생각해 ‘뱀 비늘형 배터리’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장 박사와 연구진이 개발한 ‘뱀 비늘형 배터리’를 확대해보면 육각형 모양의 배터리가 촘촘하게 서로 연결돼 있다. 배터리의 최소 단위를 이루는 작은 배터리들을 구조적으로 연결시켜 만들어낸 것. 마치 뱀 비늘의 주름이 구부러졌다가 다시 펴지는 것처럼 각각의 배터리들을 잇는 연결부가 유연하게 움직이면서 신축성을 가지는 것이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해서 결과물이 뚝딱 나오진 않는다. 장 박사는 “배터리의 제조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우면 상용화(일상적으로 쓰임)가 어려우므로 쉽게 배터리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전자 부품이나 반도체 생산 기업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말했다.


부드러우면서도 단단!


뱀 비늘형 배터리를 뱀과 같이 유연한 소프트 로봇에 적용시킨 모습

‘뱀 비늘형 배터리’는 재난구조 로봇에 적용하기에도 적합하다. 지진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펼치기 위해 건물 잔해의 좁은 틈 사이로 사람 대신 크기가 작은 로봇이 투입돼야 하는 상황. 작은 로봇이 투입될 경우 로봇에 내장된 배터리 크기도 작아지므로 장시간 구조를 벌일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만약 유연한 소재의 배터리를 장착한 로봇이 출동한다면? 좁은 건물 잔해 사이도 요리조리 다니는 한편 온 몸에 배터리를 휘감고 있으므로 장시간 구조도 끄떡없을 것. 이에 따라 구조 작업을 보다 효율적이고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장 박사의 설명이다.

“부드럽게 움직이는 탓에 뱀의 비늘은 단단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뱀의 비늘을 잘 살펴보면 비늘 하나하나는 매우 단단해요. 이 단단한 비늘들이 서로 접혀서 외부 충격을 방어하기도 하지요. 마찬가지로 ‘뱀 비늘형 배터리’ 또한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하답니다.”


공학자의 시선으로 상상해 봐


뱀 비늘형 배터리를 사람의 팔과 손에 착용한 모습

장 박사는 “주변의 불편을 알아채고, 이를 활용해 실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공학자”라고 말했다. 현실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개선해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편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보면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다는 것. 장 박사는 어린이들에게 “평범한 대상도 색다른 시선으로 상상해보라”고 조언했다.

“사람마다 느끼는 것은 모두 달라요. 같은 대상을 보더라도 아주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어요. 공학자를 꿈꾼다면 종이 하나를 볼 때도 ‘이 종이를 끝까지 접으면 어떤 구조가 될까?’ ‘이렇게 접힌 종이 구조를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일까?’를 상상해보세요.”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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