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파타고니아 지역의 트러플에 자외선을 비추자 열매처럼 푸른색을 띠는 모습. 미국 플로리다대 제공
트러플을 먹는 것으로 확인된 새 ‘스켈로킬루스’(왼쪽)와 ‘프테롭토코스 타르니이’
남미 파타고니아 지역에서 트러플(송로버섯)을 즐기는 새가 발견됐다. 트러플은 푸아그라(거위 간), 캐비어(철갑상어)와 함께 세계 3대 진미로 꼽힌다. 미국 플로리다대 연구진은 남미 파타고니아 지역에 서식하는 새가 땅 속에서 자라는 트러플을 먹는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버섯을 먹는 조류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파타고니아 숲의 토양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곳에 사는 새인 ‘스켈로킬루스’와 ‘프테롭토코스 타르니이’가 트러플을 먹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이 지역 트러플에서 새가 쪼아 먹은 자국을 발견했고 2018∼2019년 파타고니아 지역 700㎞를 가로질러 수집한 이들 새의 배설물에서도 트러플의 흔적을 찾아냈다. 스켈로킬루스의 배설물 중 42%에 트러플 유전자가 들어있었고, 프로테롭토코스 타르니이의 배설물 중 38%에서 트러플의 흔적이 감지됐다. 이들 배설물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그 안에 트러플의 포자(버섯의 생식세포)는 살아있는 상태였다. 두 새가 트러플을 먹고 배설하는 과정에서 트러플의 번식을 돕고 있던 셈이다.
연구진은 이 지역의 트러플이 번식을 위해 진화한 것으로 봤다. 땅 속 깊은 곳에 자라는 트러플 특성상 동물이 트러플을 먹고 배설하지 않으면 번식할 방법이 없기 때문. 일반적인 트러플은 진한 향을 풍기며 검은색과 흰색으로 이뤄져 있지만 이 지역의 트러플은 향이 거의 없으며 열매처럼 붉거나 푸른색을 띤다. 특히 자외선을 받으면 새에게 훨씬 잘 보이는데, 이는 새가 코보다 눈을 이용해 먹이를 찾는다는 점을 이용해 트러플을 열매로 착각하고 먹게끔 트러플이 진화한 것이다. 이 지역의 트러플은 크기나 모양도 열매와 흡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동아 조윤진 기자 koala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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