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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운동화를 다시 팔까?... 리셀에 숨은 경제 원리
  • 조윤진 기자
  • 2021-10-18 17: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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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상에서 한정판 운동화 ‘에어디올’이 원래 가격을 훌쩍 넘는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크림 홈페이지 캡처​


‘한정판 운동화 한 켤레 1200만 원에 팝니다.’

최근 나이키와 명품 브랜드 디올이 협업해 내놓은 운동화 ‘에어 디올’을 1200만 원(17일 기준)에 판매하는 게시물이 온라인상에 올라왔다. 이 운동화는 지난해 7월 추첨을 통해 전 세계 8000명에게만 300만 원에 판매된 것으로 1년여 만에 원래 가격 보다 4배 비싼 가격으로 거래 중이다.

이처럼 한정판 운동화나 가방, MD(엠디·Merchandising)상품 등을 구매한 뒤 이를 더 비싼 가격에 다시 판매하는 ‘리셀(resell)’ 열풍이 불고 있다. 일부 매장에 한정판 제품을 판매한다는 소식이 돌면 판매일자에 맞춰 새벽부터 소비자들이 긴 줄을 설 정도.

자신이 구매한 물품을 재판매하는 리셀. 리셀은 중고거래와 무엇이 다르며 왜 이토록 많은 사람이 리셀에 열을 올리는 걸까. 어동이와 나척척 박사의 대화를 통해 알아보자.​


중고거래? 리셀?​


리셀 열풍의 중심이 된 한정판 운동화들. 독일 패션 매거진 하이스노바이어티 홈페이지 캡처​

어동이 중고(이미 사용함) 운동화 한 켤레가 1200만 원이라니…. 중고품이면 처음 산 가격보다 더 싸게 팔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도대체 리셀이 뭐죠?

나척척 단순한 중고거래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거란다. 리셀은 중고거래와는 물품부터 구입 목적, 판매 목적이 완전히 달라. 자, 어동이가 평소 사용하던 운동화를 누군가에게 판매한다고 가정해보자꾸나. 어동이는 ‘사용’을 목적으로 구매한 ‘일반’ 운동화를 오랫동안 신고 다니다가 그 신발이 ‘더 이상 필요가 없어져서’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겠지? 그러면 어동이가 사용한 만큼 운동화의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에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야 할 거야. 하지만 리셀은 처음부터 ‘재판매’를 목적으로 구매한 ‘한정판’ 운동화를 ‘더 비싼 가격을 받기 위해’ 판매하는 것이란다. 한 번도 신지 않은 새 신발일 뿐 아니라 한정판 제품이기 때문에 재판매할 때 가치가 오히려 더 올라가 매장에서 판매할 때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는 거지. 이렇게 리셀을 하는 사람을 ‘리셀러’라고 해.

한정판의 유혹​


서울 강남구의 한 명품 매장에서 한정판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어동이 그런데 사람들은 왜 이렇게 리셀에 열광하는 걸까요?

나척척 모든 시장경제에 수요(어떤 물건을 일정한 가격으로 사려고 하는 욕구)와 공급(수요에 따라 물품을 제공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어동이도 알고 있지? 반드시 수요가 있어야만 공급이 생길 수 있어. 그러니 리셀도 마찬가지로 리셀러로부터 물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쉬워. 한정판 제품을 가지고 싶지만, 처음부터 매장을 통해 제품을 구할 수 없다 보니 리셀러를 통해 비싼 값을 치르고서라도 한정판 제품을 구하려는 거지.

어동이 아, 저도 한정판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봤어요. 한정판 제품이 그렇게 특별한건가요?

나척척 예를 들어 어동이가 ‘차별함’을 추구하고 싶어 파란색 옷을 입고 길을 가는데,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마주치면 기분이 썩 좋진 않겠지? 이처럼 남들과는 다른 ‘차별성’을 추구하는 심리 때문에 수요가 생겨나는 현상을 두고 ‘스놉 효과’라고 한단다. 또 일부는 자신이 이렇게 비싼 제품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자랑하기 위해 한정판을 구매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는 ‘베블렌 효과’라고 해. 결국 어떤 이유에서든 비싼 값을 치르고라도 한정판 제품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수요를 만들고 반대로 리셀을 통해 수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공급자가 되면서 지금처럼 커다란 리셀 시장이 생겨난 것이지.


기업도 ‘풍덩’​



리셀 플랫폼 ‘크림’에서 판매 중인 한정판 운동화들. 원래 가격보다 2000∼4000% 이상 높은 가격으로 올라와 있다​


어동이 그럼 기업에서는 한정판 제품을 판매하는 것 외에 리셀 시장에 참여할 일이 없겠네요. 리셀은 어디까지나 개인과 개인 간의 거래니까요!

나척척 꼭 그렇지만은 않단다. 리셀 시장이 워낙 커지다보니까 기업들도 하나 둘 리셀 시장에 뛰어들고 있거든. 기업들은 리셀러들이 모일 수 있는 일종의 온라인 시장을 열어주고 그 사이에서 수수료를 받으며 새로운 수익을 내고 있어. 네이버의 자회사인 스노우는 한정판 운동화 거래 플랫폼인 ‘크림’을 출시해 최근에 1000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자본 등을 끌어들임)했단다. 패션브랜드 무신사가 운영하는 운동화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도 월평균 120%씩 거래수량이 늘어나는 등 규모가 커지고 있지.​​

▶어린이동아 조윤진 기자 koala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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