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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마스크로 작품 만드는 김하늘 디자이너... “작은 습관과 취미가 곧 창의력의 시작”
  • 조윤진 기자
  • 2021-09-30 14: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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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 디자이너


김 디자이너의 데뷔작인 ‘스택 앤 스택’. 김 디자이너 제공​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는 우리의 일상이 됐다. 마스크는 한 번 쓰고 나면 하루를 채 넘기지 않고 버려져 심각한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올해 계원예술대 리빙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김하늘 디자이너(24)는 자신의 전공을 활용해 마스크 쓰레기를 재활용할 방법을 찾아냈다. 버려지는 마스크를 녹이고 다시 굳히는 과정을 통해 의자, 책상 등 가구를 만들어낸 것. 분홍색, 파란색 마스크를 이용해 알록달록한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김 디자이너는 지난해 등받이 없는 의자 형태의 작품인 ‘스택 앤 스택’을 통해 데뷔했다. 그가 만든 폐마스크 작품은 영국의 로이터 통신, 미국의 뉴욕타임스, 영국 BBC 방송에 소개될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다. 청와대로부터 요청을 받아 소장용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김 디자이너는 지난 3월부터 현대자동차, 현대백화점 등과 지속가능한 친환경 디자인을 주제로 협업(일시적으로 팀을 이뤄 함께 작업함)하고 대림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전시에도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폐마스크 작품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것일까. 독창적인 방식의 작업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최근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초청받아 전시에 참여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를 지난달 28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호기심과 엉뚱한 도전


김 디자이너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마스크를 손질하고 있다​

김 디자이너가 처음부터 환경에 관심이 많았던 것은 아니다. 그의 폐마스크 작품은 한 줄의 뉴스에서 시작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버려지는 마스크가 한 달에 1290억 장에 달한다는 뉴스가 그것. 이 뉴스를 본 김 디자이너는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다른 플라스틱 제품은 분리수거를 통해 재활용하는데, 왜 같은 플라스틱 소재인 마스크는 재활용하지 않고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 걸까. 이때부터 김 디자이너는 마스크를 이용해 작품을 만들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주변에서도 마스크로 가구를 만든다는 게 허무맹랑하고 엉뚱한 발상이라 했지만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안 되면 되게 하라!


열풍기를 이용해 마스크를 녹이는 모습​


김 디자이너가 폐마스크 작품 제작에 열중하고 있다​

‘폐마스크를 활용해 작품을 만들겠다’고 생각한 김 디자이너가 시행착오 끝에 최초의 폐마스크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약 3개월. 불로 마스크를 태우거나 끓는 물에 마스크를 삶는 등 수많은 시도 끝에 김 디자이너는 플라스틱 재활용 방법을 참고해 마스크를 녹일 방법을 찾아냈다. 30도가 넘는 뜨거운 바람을 일으키는 열풍기를 이용해 마스크를 녹여 액체로 만들고 이 액체를 의자 다리, 받침 모양의 틀에 넣어 굳혔다.

마스크를 가공할 방법을 찾아냈지만, 이번에는 물량이 문제였다. 의자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마스크 약 1500개가 필요한데, 이토록 많은 마스크를 혼자서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 대학교 캠퍼스 안에 마스크 수거함을 설치하는 방법도 시도해봤지만 자칫하면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이 있어 조심스러웠다.

“고민 끝에 마스크 공장에서 버려지는 마스크 원단을 재료로 받아오기 시작했어요. 작은 공장에서조차 제품 불량 등을 이유로 한 달에 1t(톤)에 달하는 원단이 버려지고 있더라고요. 저처럼 상황이 풀리지 않을 때마다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보세요. 더 좋은 해결책이 나온답니다.”​


습관과 취미의 힘


김 디자이너가 만든 의자를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모습​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김 디자이너는 ‘습관’과 ‘취미’를 꼽았다. 매일 같이 뉴스를 챙겨보던 그의 습관이 ‘마스크로 작품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기 때문. 하나의 분야에만 몰두하기보다 자신이 평소 좋아하는 취미나 습관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고민하고, 두 분야를 결합해보는 연습을 통해 창의성을 기를 수 있다는 게 김 디자이너의 설명이다.

“보통 한 번 진로를 정하고 나면 그 분야에만 집중해야한다고 생각하고 그 분야와 관련 없는 습관이나 취미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여기기 쉬워요. 하지만 하나의 분야만 계속 공부하면 전문성을 기를 순 있어도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긴 쉽지 않지요. 저의 경우 ‘뉴스 보기’라는 습관이 ‘디자인’이라는 진로를 확장할 수 있는 창구가 된 것처럼 여러분의 습관이나 취미를 잘 들여다보면 더 폭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을 거예요.”​

▶어린이동아 조윤진 기자 koala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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