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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0㎞ 장거리 이동한 중국 코끼리 떼… “우리도 떠돌고 싶지 않아!”
  • 권세희 기자
  • 2021-08-16 17:2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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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중국 윈난성 위안장에서 코끼리 무리가 숲을 지나고 있다. 위안장=신화통신뉴시스

최근 중국에서 코끼리 떼가 무리를 이뤄 무려 17개월간 중국 도시들을 떠돌다 귀환(다른 곳으로 떠나 있던 이가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옴)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코끼리 떼가 이동했던 거리는 무려 1300㎞.

중국 신화통신 등 현지 언론은 지난해 3월 중국 남서부 윈난성의 시솽반나 자연보호구를 탈출한 코끼리 떼가 윈난성의 성도(성의 중심이 되는 도시)인 쿤밍을 포함해 5개의 도시를 거치는 긴 여정을 하다가 다시 본래의 서식지로 돌아가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자연에 서식하는 코끼리들이 사람이 거주하는 지역을 거쳐 떼로 이동하는 일은 드문 일. 지난 17개월간 중국 현지에서는 드론(무인기)을 띄워 이동하는 코끼리 무리의 일거수일투족(크고 작은 동작 하나하나를 이르는 말)을 촬영하는 등 큰 관심을 가졌다. 코끼리가 차량에 부딪쳐 다칠 위험도 있고, 사람들이 코끼리 떼를 마주치면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현지인들은 코끼리들을 배려하며 그들의 이동 경로를 확보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중국에서 코끼리들이 이렇게 떼로 이동한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지난 8일 코끼리 무리가 중국 윈난성 위안장강을 건너고 있다

“우리가 생활할 공간이 필요해요.”

코끼리 떼가 줄지어 강 위의 다리를 가로지른다. 마치 소풍이라도 나온듯한 모습이지만 이들의 고된 여정은 17개월이나 이어졌다. 중국에서 떼로 이동하고 있는 코끼리들은 중국 자연에 서식하던 아시아코끼리. 16마리 가운데 3마리는 무리를 이탈했고 새끼 코끼리가 태어나 현재는 14마리가 함께 움직이고 있다.

이들이 이동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현지 전문가들은 코끼리의 서식지와 먹이가 줄어든 탓으로 보고 있다. 현재 중국의 자연에 서식하는 코끼리의 수는 약 300마리. 1980년의 170마리보다 늘었지만, 지난 40년간 서식지의 규모는 되레 줄어들어 먹이를 찾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에 코끼리들이 먹이를 구할 수 있는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중국 도시 곳곳을 떠돌고 있는 것.

보통 코끼리는 자연에서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이동하기도 하지만 사람을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어 사람이 사는 지역에까지 출현하는 일은 드물다. 그런데 최근 환경오염 등으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코끼리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농가(농사를 본업으로 하는 사람의 집)와 마을에 빈번하게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새끼 코끼리가 어른 코끼리의 도움을 받아 경사면을 오르고 있다


이동 중인 코끼리가 경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사람들이 차량으로 길을 막아놓은 모습

코끼리야, 미안해

육지에 사는 동물 중 가장 몸집이 큰 동물인 코끼리가 떼로 움직이는 통에 이들의 이동 경로에 거주하고 있던 중국 현지인들이 피해를 입는 일도 발생했다. 중국 CCTV 방송은 코끼리 무리가 윈난성 위시 관할지역에서 머무를 당시 400여 가구에 재산상 피해를 줬다고 보도했다. 집이나 생산시설이 코끼리에 의해 훼손되는 것은 물론 코끼리가 밭에 있던 옥수수 등을 마구 먹어치워 경작지(농사를 짓는 땅)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는 것.

그러나 현지인들은 물리적인 힘을 가해 코끼리들을 강제로 서식지로 돌려보내거나 코끼리들에게 해를 입히는 행동을 하진 않았다. 코끼리 떼가 강을 안전하게 지날 수 있도록 특별작업팀을 배치해 주변 교통을 차단하고 트럭을 통해 올바른 길로 안내하는 등 코끼리들이 최대한 평화로운 방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 것. 이에 더해 현지인들은 직접 나서 코끼리에게 먹이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간 제공한 음식의 양만 180t(톤)에 이른다. 코끼리와 사람들이 만나는 위험한 상황을 막기 위해 주민 15만 명이 주거지에서 대피하기도 했다.

코끼리가 서식지를 떠나 도시를 떠돌며 이동하는 것에 인간들의 책임이 있다는 게 환경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간이 초래한 환경오염 등으로 코끼리와 같은 동물이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이 척박(넉넉하지 못하고 열악함)해졌기 때문. 이에 동물과 인간의 충돌을 막고 공생(서로 도우며 함께 삶)하기 위해서는 동물들의 서식지와 환경을 보존하고 복원(원래대로 회복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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