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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곰팡이의 놀라운 변신... 이게 다 곰팡이라고?
  • 조윤진 기자
  • 2021-08-12 18: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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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습한 여름철, 무심코 내버려 둔 음식물에 생기는 곰팡이는 우리에게 달갑지 않은 존재다. 거뭇거뭇한 모양새가 보기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질병까지 일으킬 수 있기 때문.
그런데, 이런 곰팡이가 우주로 향할 만큼 최근 주목 받는다. 유럽우주국(ESA)이 최근 우주에 곰팡이를 보낸 것. 미국의 IT매체 씨넷에 따르면 최근 ESA는 ‘블롭’이라는 이름의 황색망사점균 곰팡이를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보냈다. ESA는 블롭이 우주에서 어떤 행동 패턴을 보이는지, 미세중력과 방사선이 블롭의 진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한다. ESA 우주비행사들은 영양분이 있는 환경과 없는 환경에서 블롭이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이처럼 곰팡이는 그간의 인식과 달리 과학 분야에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다.


곰팡이로 만든 고기?


곰팡이 단백질로 만든 패티. 네이처스핀드 제공​


곰팡이 단백질로 만든 패티가 들어간 음식들

과학자들은 대표적인 미래 식량 중 하나로 곰팡이를 꼽는다. 기후변화와 환경파괴 등으로 현재의 식량 생산 방법을 유지할 수 없게 되면 곰팡이가 좋은 단백질원이 될 수 있기 때문. 지난 5월 영국 케임브리지대 소속의 실존적위험연구센터(CSER) 연구진은 미래에는 들판에서 동식물을 키우는 방식이 아니라 곰팡이를 구성하는 성분 중 먹을 수 있고, 영양이 풍부한 단백질만 따로 추출(전체 속에서 어떤 물건이나 요소 등을 뽑아냄)해 배양(인공적인 환경조건에서 성장시키는 일)하는 방식으로 곰팡이를 식량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단백질을 배양하는 과정에서 얇은 실 모양의 균이 자라나 서로 얽히는데, 이 덩어리를 고기와 비슷한 형태로 가공하는 것.

지난 2월에는 미국의 식품개발 벤처회사인 네이처스핀드가 미국 와이오밍 주에 있는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찾아낸 곰팡이로 치즈와 패티(고기 등을 다져 동글납작하게 빚은 것)를 개발해 시판(일반인을 대상으로 판매함)에 들어갔다. 치즈와 패티는 각각 우유와 고기로 만들어지지만, 곰팡이의 단백질을 이용해 이 재료를 대체한 것이다.

우주비행사의 방사선 차단제로


방사선을 막는 기능을 가진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 곰팡이. 질병관리청 제공​

방사선은 우주비행사들에게 커다란 위협 중 하나다. 곰팡이는 이러한 방사선을 막아주는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와 스탠퍼드대 공동연구진은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라는 이름의 곰팡이를 이용해 우주 공간에서 방사선을 차단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지난달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곰팡이에는 사람의 피부를 검게 바꾸는 색소인 멜라닌이 많이 들어있는데, 멜라닌은 해로운 방사선을 흡수해 화학 에너지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곰팡이에서 멜라닌을 추출해 약품으로 제조한 뒤 얇은 층으로 여러 차례 ISS 표면에 덧바르면 방사선을 2%까지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연구진은 기술이 더 발달해 곰팡이 층을 21㎝까지 만들 수 있다면 화성을 왕복하는 동안 우주비행사를 보호할 수 있을 정도로 방사선 차단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본다.

연구에 참여한 닐스 아브레시 스탠퍼드대 연구원은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를 활용하면 아주 적은 양으로도 방사선 차단막을 만들 수 있다”면서 “이 곰팡이는 스스로를 복제하고 치유할 수 있어 우주 공간에서 손상을 입더라도 며칠 만에 다시 성장해 원래대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동물 가죽 대신 곰팡이 가죽!


곰팡이로 제작한 가죽. 오스트리아 융복합 콘텐츠 지원기관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제공​


미국 섬유제조기업 볼트쓰레드가 곰팡이 가죽으로 제작한 가방. 볼트쓰레드 제공​

가방, 신발을 만들 때 필요한 가죽도 곰팡이로 대체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공과대의 미첼 P. 존스 연구원은 최근 환경 저널 ‘네이처 서스테이너빌리티’에 곰팡이에서 추출한 가죽이 동물 가죽의 대체제(대체할 수 있는 물질이나 물건)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곰팡이 가죽은 알코올, 염료(염색 물질) 등을 이용해 복잡하게 얽혀있는 곰팡이 균을 압축하고 건조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든 곰팡이 가죽은 동물 가죽과 질감이 비슷하며 자연적으로 분해 돼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다.

미국의 섬유제조기업 볼트쓰레드는 지난해 곰팡이로 만든 인공 가죽 ‘마일로’를 개발해 미국, 이탈리아, 인도네시아에 시계, 지갑, 가방, 신발 등의 시제품(상품화에 앞서 시험적으로 제작한 제품)을 선보였다. 마일로는 버섯에서 기생(한 생물이 다른 생물에 의지해 생활함)하는 곰팡이를 이용해 만든 것으로 100% 식물성 가죽이다. 볼트쓰레드는 유명 디자이너 스텔라 맥카트니와 손을 잡고 마일로 가죽 가방 제작을 계획하고 있다.​

▶어린이동아 조윤진 기자 koala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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