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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를 덮친 플라스틱...우리가 플라스틱을 먹는다고?
  • 조윤진 기자
  • 2021-07-15 1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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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양쯔강과 첸탕강 하구에서 대규모 미세플라스틱이 흘러나오는 모습을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 붉은 색이 강할수록 미세플라스틱의 농도가 높다. 미시간 주립대 연구진 제공



5㎜이하의 작은 미세플라스틱.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 제공​


카페에서 음료를 살 때 받아드는 투명한 플라스틱 컵. 이 컵을 제대로 재활용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플라스틱은 종이처럼 잘 썩지 않다 보니 마모(마찰로 표면이 닳음)된 뒤 계속 잘게 쪼개져 자연 곳곳에 떠돌게 된다. 5㎜ 이하로 눈에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잘게 쪼개진 플라스틱이 바로 ‘미세플라스틱’이다.

지난달 미국 미시간대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인공위성을 이용해 중국 양쯔강과 첸탕강 하구(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를 촬영한 결과 2017년 중국에서 대규모 미세플라스틱이 한국과 일본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양쯔강 하구는 오랫동안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원인으로 의심받았지만 실제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미세플라스틱 문제. 미세플라스틱은 얼마나 심각하게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을까?​

해양 생물, 음식에도?


호주의 과학콘텐츠 제작팀 ‘원 민 마이크로’가 미세플라스틱 관찰을 위해 피시 핑거를 잘라놓은 모습. 원 민 마이크로 틱톡 계정 캡처​


피시 핑거 단면에 보이는 미세플라스틱​

많은 양의 미세플라스틱은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이에 해양생물들이 미세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먹거나 바닷물과 함께 섭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생물의 몸 속에 들어간 미세플라스틱은 배출되지 않고 해양생물의 몸에 고스란히 남아 죽음에 이르게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2년간 조개 등 수산물 14종 66품목을 조사한 결과, 평균 1g당 0.47개 정도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해양생물이 섭취한 미세플라스틱은 고스란히 다시 인간에게 돌아온다. 지난달 호주의 과학콘텐츠 제작팀 ‘원 민 마이크로’는 생선살을 튀겨 만든 냉동식품인 ‘피시 핑거’를 썰고 그 안에 숨은 미세플라스틱을 관찰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피시 핑거의 단면(잘라낸 면)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자 가느다란 실처럼 생긴 미세 플라스틱 조각들이 박혀있었다. 인간이 이 생선을 음식으로 가공하는 과정에서도 플라스틱은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었던 것이다. 원 민 마이크로 팀은 “자신도 모르게 섭취한 미세플라스틱은 신장 등 주요 장기에 쌓이게 된다”며 “독성 문제뿐 아니라 섭취해도 분해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고 했다.​

몸 속 곳곳에 퍼지는 불청객


실험쥐가 섭취한 미세플라스틱이 몸속에 퍼지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 붉은 부분이 미세플라스틱이 모인 지점이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제공

지난해 세계자연기금이 발표한 ‘플라스틱의 인체 섭취 평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 사람이 일주일 동안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은 약 2000개에 달한다. 무게로 환산하면 5g, 크기로 환산하면 신용카드 한 장 수준이다. 한 달이면 칫솔 한 개 분량의 미세플라스틱을 먹는 셈.

한국원자력의학원 김진수·강충모 박사팀은 지난 7일 세계 최초로 체내에 흡수된 미세플라스틱의 이동 경로를 파악했다. 미세플라스틱에 눈에 잘 띄는 일종의 특수 페인트를 칠해 이동 경로를 알아내는 방법을 썼다. 미세플라스틱을 실험용 쥐에게 먹이고 신체 내부를 촬영해 흡수 경로를 확인한 것. 그 결과, 미세플라스틱은 섭취 1시간이 흐르면 심장과 폐, 신장 등 다른 장기에도 빠르게 퍼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간에서는 섭취 48시간이 지나자 섭취 1시간째와 비교해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5배 가까이 늘어났다.​

생태계 복구 ‘빨간불’


물 위에 떠 있는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


물 속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한 잠수부가 이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플라스틱 소비가 계속되면 앞으로 더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한다. 스웨덴 스톡홀름대, 노르웨이 국립지구기술연구소, 노르웨이과학기술대(NTNU), 독일 헬름홀츠 극지해양연구센터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 헬름홀츠 환경연구센터, 라인 베스트팔렌 아헨대 환경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지난 2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를 통해 지금 같은 속도로 전 세계가 플라스틱을 배출할 경우 2∼3년 뒤에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파괴된 생태 환경을 더 이상 원상 복구할 수 없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의 플라스틱 배출 속도가 유지될 경우 2025년경 전 지구 배출량은 연간 1800만∼4600만t(톤)에 이르게 된다. 특히 지금처럼 코로나19로 플라스틱 배출 속도가 늘어난 상태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포화(더 이상의 양을 수용할 수 없이 가득 참) 시점이 더 빨리 다가올 수밖에 없다.​

▶어린이동아 조윤진 기자 koala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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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동1
    • gye191311   2021-07-16

      앞으로는 우리도 플라스틱이나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지 않아서 바다와 생물들을 지켜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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