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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를 사랑한 화가 이중섭...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에 104점 포함된 이중섭 작품
  • 이채린 기자
  • 2021-05-16 16: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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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를 사랑한 화가 이중섭...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에 104점 포함된 이중섭 작품


1950년대 이중섭의 ‘은지화’​.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이중섭의 ‘황소’​


‘흰소’​



‘피 묻은 소’. 석파정서울미술관 제공​



‘흰소’, ‘황소’, ‘바닷가의 추억/피난민과 첫눈’….

이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최근 공개한 ‘이건희 컬렉션’ 세부 내역 중 ‘소를 사랑하는 화가’ 이중섭(1916∼1956)의 대표 작품들이다. 이건희 컬렉션이란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수집한 미술품 중 국립현대미술관, 지역박물관 등에 기증된 작품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 기증품 중 한국인이 사랑하는 이중섭의 작품이 회화ㆍ엽서화ㆍ은지화(담뱃갑의 반짝이는 안박 표면에 못으로 눌러 그린 그림) 등 무려 104점이나 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중섭 작품만으로 내년 3월 ‘이중섭 특별전’을 열 계획. 이중섭은 어떤 화가이며 왜 소를 자주 그렸을까.

민족의 상징

이중섭은 1916년 평안남도에서 부유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이던 당시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오산학교에 14세에 입학했다. 그곳에서 미술, 영어 선생님으로 서양화가인 임용련을 만나 예술에 눈을 뜬다.

이때 이중섭은 소를 향한 사랑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임용련은 그에게 습작(연습 삼아 짓거나 그려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를 자주 그렸다. 들녘에 나가 유심히 소의 몸통을 관찰하다 소도둑으로 몰렸을 정도.

그는 20세에 미술을 깊이 공부하기 위해 건너간 일본에서도 열심히 소를 그렸다. 밭을 갈고, 무거운 짐을 옮기는 등 예부터 우리 민족과 함께한 동물인 소. 그는 이런 소가 우리 민족을 상징한다고 여겼다. 또 식민지 시대 일제의 압박에도 묵묵히 살아가는 우리 민족을 우직한 소에 비유했다.

당시 일본인들 사이에서 ‘한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황소라고 할 정도로 소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동물이었다. 이에 그는 일부러 보란 듯이 소를 더 그린 것. 일본에서 그린 작품 대부분에 소가 등장한다.

이중섭 그 자체

이중섭은 1945년 원산에서 일본 유학 시절 만난 일본인과 결혼해 두 아들을 낳았다. 행복하게 사는 듯 했지만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면서 어머니에게 그동안 그린 작품들을 맡긴 채 가족과 피난을 떠나야 했다. 돈 한 푼 없이 내려온 그는 제주도, 부산 등 이곳저곳을 떠돌았다. 결국 1952년 가난에 지친 아내와 아들들을 일본으로 떠나보냈다.

가난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에 몸부림치던 이때에도 그는 소를 그렸다. 강인한 소의 모습을 그리며 삶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서였다. 그는 아내에게 쓴 엽서에 ‘정말 외롭구려. 소처럼 무거운 걸음을 옮기며 안간힘을 다해 작품을 그리고 있소’라고 적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이건희 컬렉션 중 하나인 붉은 ‘황소’도 이 무렵 그려진 작품이다. 붉은 바탕에 금방이라도 커다란 소의 울부짖음이 들리는 듯하다. 화면 전체에 생명력이 넘쳐 보이는 이유는 당시 이중섭이 그림만 열심히 그려 팔면 일본에 있는 가족을 만날 것이라는 ‘희망’에 가득 차 있던 시기였기 때문.

비슷한 시기에 그려진 ‘흰소’도 높게 평가 받는 기증품 중 하나다. 1972년 전시 이후 행방이 묘연했는데 이번 기증으로 거의 50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그림엔 힘겹게 앞으로 나아가려 안간힘 쓰는 처절한 소의 몸짓이 담겼다. 특히 흰색은 당시 조선의 색으로 인식됐기에 이 작품이 지니는 상징성이 매우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현실은 이중섭에게 녹록치 않았다. 그림을 판 돈을 제대로 받지 못해 생활고에 계속 시달렸으며 가족을 만나기 위해 일본으로 갈 수 없다는 생각에 크게 절망했다. 결국 마음의 병을 얻게 돼 1956년 40세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숨지기 직전인 1955년에 그린 ‘피 묻은 소’와 ‘싸우는 소’에 등장하는 소는 격렬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눈은 슬퍼 보인다. 이에 대해 현실에 대한 분노와 슬픔을 나타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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