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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학교 가는 길’
  • 이채린 기자
  • 2021-05-13 17: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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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는 길’

[눈높이사설]

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2017년 특수학교 설립에 관한 토론회에서 특수학교를 지어달라고 무릎을 꿇고 호소하는 엄마들의 모습이 담긴 영화 ‘학교 가는 길’의 한 장면. 영화사 진진 제공



영화 ‘학교 가는 길’에서 서진학교가 등장한 장면



영화 ‘학교 가는 길’ 포스터

5일 개봉한 한국 영화 ‘학교 가는 길’은 장애인 *특수학교를 세우기 위해 땀 흘린 엄마들의 실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이 엄마들의 노력 덕분에 지난해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서진학교가 문을 열었다. 과정은 힘겨웠다.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부닥치자 엄마들은 무릎을 꿇고 호소했다. “귀하게 키운 아이들이 지역사회에서 여러분과 더불어 살고 싶은 게, 이게 욕심입니까?”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이 학교를 다니기란 쉽지 않다. 학생 수에 비해 학교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장애 학생과 가족들은 그저 ‘집 근처에 다닐 학교가 있기를’ 바란다. 2013년 서울시교육청이 강서구 내 특수학교 신설 행정예고를 했을 때 엄마들이 뭉친 이유다. ‘다음 세대 부모들이 나와 내 자녀가 겪는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그러나 주민들은 반대했다. “우리는 장애인을 혐오한 적도 차별한 적도 없다. 그런데 왜 우리 지역에만 사회취약계층 시설이 많이 들어서나.”

장애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우리 사회에 대한 어려운 질문들을 마주하게 만든다. 주민들은 조선 의학자 허준을 길러낸 가양동에는 한방병원을 지어 지역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2017년 특수학교 토론회에 참석한 엄마들의 무릎 호소가 알려지면서 학교 건립 찬성 여론이 커져 서진학교가 세워질 수 있었지만 ‘함께 사는 사회’에 대한 숙제를 남긴다. 다큐 영화를 만든 김정인 감독도 “서진학교 건립에 반대했던 주민들을 영화 속에서 악마로 그리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고 했다.

프랑스에는 ‘시네마 디페랑스’라는 ㉠비영리 자원봉사 조직이 같은 이름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장애아와 비장애아가 극장에서 함께 영화를 보거나 공연을 감상한다. 발달장애아들은 상영 도중 일어서거나 소리를 내도 비난받지 않는다. 우리와 ‘다를’ 뿐인 장애아를 따뜻하게 맞아주고 두려움 없이 한 공간에 함께 있기만 해도 그들은 사회로부터 격리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장애아 엄마들은 말한다. “아이들이 부끄러움 없이 영화를 끝까지 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릎 호소를 했던 엄마들의 아이들은 이미 자라 서진학교를 다니지 않는다. 하지만 엄마들은 “아이 덕분에 내가 조금씩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이 됐다”고 한다. 엄마들은 스스로를 계주 선수에 비유한다. 앞선 엄마들의 바통을 이어받아 열심히 달리고 또 다음 엄마에게 물려주겠다고. 김광민이 짓고 노영심이 피아노 친 ‘학교 가는 길’이란 곡이 있다. 우리 사회가 보다 성숙해져서 특수학교 학생들의 학교 가는 길이 이 음악처럼 경쾌하고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동아일보 5월 10일 자 김선미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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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동1
    • Sunjinnoh1   2021-05-16

      학교 가는 길... 장애를 생각하면서 스스로 돌아보고 우리 사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서진학교 학모부님들께서 아이 덕분에 조금씩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이 됐다고 말씀하셨듯이 우리 모두 노력해서 사회가 성숙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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