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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할매’ 전성시대, 쿨~ 한 매력에 빠져요
  • 손희정 기자
  • 2021-04-28 12:5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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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여정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영화 ‘미나리’에서 윤여정이 아이들에게 화투를 가르치는 장면. 판씨네마 제공​

윤여정(74)이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상을 받은 가운데 전 세계가 ‘K-할매’의 매력에 빠졌다. 윤여정은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이 영화에서 할머니 ‘순자’로 출연하는 그는 “할머니는 할머니 같지 않아요”라는 손자의 대사처럼 전에 없는 독특한 할머니의 모습을 보여준다. 손주를 챙기고 사랑하면서도 잔소리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강요하는 법이 없다. 화투를 가르치려드는 이상한 할머니이면서도 풀죽은 손자에게 “스트롱 보이(강한 소년)”라며 치켜세우기도 한다.

까칠하면서도 현실적이고 진정성 넘치는 ‘쿨’한 모습으로 세계 젊은이들의 마음을 빼앗는 K-할매의 매력을 살펴보자.​

뜨악하게 직설적인, 그러나 유쾌한


윤여정이 출연한 광고. 지그재그 홈페이지 캡처

많은 영화인들은 “‘미나리’ 속 윤여정의 모습은 실제의 그와 똑같다”고들 한다. 뾰족하면서도 유쾌하기 짝이 없는 순자 할머니의 말투는 실제 윤여정이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을 전후해 그의 인터뷰는 직설적이고 할 말은 다 하면서도 상대를 즐겁게 만드는 유머가 넘친다.

심지어 무례한 질문에도 위트 있게 답하는 임기응변도 갖췄다.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시상자로 나선) 배우 브래드 피트에게서 무슨 냄새가 났느냐”고 묻자, 윤여정은 곧바로 응수했다. “나는 그의 냄새를 맡지 않았다. 난 개가 아니다.” 이에 영국 BBC방송은 “이번 시상식 최고의 멘트”라는 찬사를 보냈다. 앞서 열린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그는 빛났다. 여우조연상을 받은 후 “특히나 ‘고상한 척하는(snobbish)’ 영국 사람들에게 인정받아 기쁘고 영광”이라고 말해 영국인들을 폭소하게 만들었다.

‘윤식당’ ‘윤스테이’ 같은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에서도 그가 보여주는 K-할매의 모습은 매력적이다. 윤여정은 “우리(나이든 사람들)는 살아온 경험 때문에 오염됐어요. 이런 어른들이 젊은이들에게 ‘너희들이 뭘 알아?’라고 하면 안 되죠”라는 말로 신세대로부터 “‘꼰대’ 같지 않은 멋진 할머니”라는 호응을 얻었다. “어른이라고 해서 꼭 배울 게 있느냐”와 함께 이 말은 ‘윤여정 어록’으로 남았다.

이런 K-할매 이미지는 광고로 이어진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광고에서 윤여정은 툭툭 내뱉는 투로 ‘쿨’하게 말한다. “니네들 마음대로 사세요!” 누리꾼들은 ‘걸 크러시’라며 열광한
다.​

​준비하지 마, 닥쳐서 해”



유튜버 장명숙이 자신의 채널 ‘밀라논나’를 통해 청년들의 고민에 답변해주는 장면. 유튜브 캡처

이상해서 매력인 K-할매는 또 있다. 80만 구독자를 가진 할머니 유튜버 장명숙(69). 패션과 라이프 스타일을 소개하는 ‘밀라논나(Milanonna·밀라노 할머니)’ 채널을 운영하는 그는 1970년대에 이탈리아의 패션도시 밀라노에서 유학했다. 그는 나이를 초월해 젊은이들이 따라 입고 싶은 패션 센스와 ‘꼰대’ 같지 않은 고민 상담으로 인기를 끈다. “무엇이든 미리 미리 준비해라”라고 그는 말하지 않는다. 대신 “닥쳐서 해도 돼. 그런 게 인생이지”라고 한다. “치열하게 고민해”가 아니라 “고민을 내려놔”라고 한다. 젊은 세대의 고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한편, 자신의 해결책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배우 문숙이 한 배달 앱 광고에 출연했다​

케이블TV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서 신비로우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영혼의 연결자 ‘위겐’으로 출연해 큰 사랑을 받았던 배우 문숙(67)도 유튜브 채널 ‘하루하루 문숙’을 통해 K-할머니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두릅 현미 파스타’, ‘크리미 오트밀’, ‘디톡스(몸안 독소를 없애는 일) 샐러드’ 등 기존 할머니들은 입에도 댈 것 같지 않은 메뉴들을 이 채식주의 할머니는 신나게 소개한다. 채식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웬만한 젊은이들 뺨친다. 한 배달 앱 광고까지 최근 출연한 그는 반짝이 황금빛 트레이닝복을 ‘힙’하게 입고 나와 외친다.

“고생 끝에 낙이 오는 시대는 끝났다. 미리 주문해 놨지! 요즘은 이렇게 삽니다.”​

▶어린이동아 손희정 기자 son1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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