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호랑이 이야기로 ‘뉴베리 메달’ 수상한 태 켈러 테이켈러 인터뷰...‘해님달님’이 내 상상력의 시작
  • 이채린 기자
  • 2021-02-15 12:54:52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호랑이 이야기로 ‘뉴베리 메달’ 수상한 태 켈러 테이 켈러 인터뷰...‘해님달님’이 내 상상력의 시작

아동 문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뉴베리 메달’의 올해 수상작은 미국의 아동·청소년 장편동화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When You Trap a Tiger)’이었다. 이 상은 직전 해에 출간된 아동·청소년 도서 중 가장 뛰어난 작품에 주는 미국 최고 권위의 아동 문학상이다. 뉴베리 메달 수상작은 미국 초등학교와 공립도서관의 권장도서 목록에 오른다. 이 책은 올해 4월 우리나라에서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 이 책의 주요 소재는 호랑이. 우리나라 전래 동화에 자주 등장하는 호랑이가 어떻게 미국 문학작품의 글감이 된 걸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이 책을 쓴 아동문학 작가 태 켈러(27)와 최근 이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으로 뉴베리 메달을 수상한 작가 테 켈러. 켈러 제공​


나의 이야기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은 주인공인 한국계 혼혈 소녀 릴리와 그의 가족이 병든 한국인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한국 민화(민간에 전해 내려오는 옛날이야기)에 나오던 신비한 호랑이가 나타나 릴리가 할머니의 비밀스럽고도 안타까운 과거를 멋지게 밝혀내게 한다.

소설에 한국이 계속 등장하는 이유는 한국계 미국인인 켈러가 자신의 ‘진짜’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이다. 미국 하와이에서 독일계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이 책으로 우리 가족 이야기를 한국 역사와 연결해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비빔밥, 냉면, 찌개 등 한식을 먹으며 자라온 켈러는 어릴 적 잠자기 전 침대에서 한국인인 외할머니에게서 들었던 호랑이 옛날이야기를 떠올리며 이 책을 썼다.

“할머니는 제가 어릴 때 호랑이, 개구리, 토끼, 구미호가 등장하는 한국 전래동화를 많이 들려주셨어요. 특히 저는 ‘해님 달님’ 이야기를 가장 좋아했지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호랑이가 문을 발톱으로 쓱쓱 긁으며 서성거리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요.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하는 마법 같았지요.”

켈러는 이 책을 처음 구상해서 원고를 마무리하기까지 5년이 걸렸다. 퇴고는 20차례나 했다. 틈날 때마다 도서관에서 공부한 위안부 문제 같은 한국 역사와 외할머니가 들려준 한국에서 보낸 어린 시절 이야기를 글에 녹였다.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표지​

너만이 아니야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뿐 아니라 켈러의 첫 작품인 ‘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의 주인공은 모두 다문화 아동. 그는 “이 책을 통해 다문화 아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자랑스럽게 여기길 바랐다”고 말했다.

“저는 한국계지만 미국인이기 때문에 때로는 ‘충분히 한국인’이 아닌 것 같았고, 어느 집단에도 소속되지 않는 느낌을 받았어요. 비슷한 경험을 한 아이들이 곳곳에 많지만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는 많지 않은 것 같았죠. 이 책을 통해 ‘너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은 너뿐만이 아니야. 뭐든 할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주고도 싶었어요.”

주인공 릴리의 수줍음이 많고 조용한 성격 또한 켈러와 닮았다. 켈러는 “말을 잘 하고 외향적일 것을 요구하는 문화 때문에 어릴 적 내 성격에 문제가 있는 줄 알았다”면서 “내성적인 성격은 잘못된 게 아니며 그 안에 자신감이 가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점점 깨달았다”고 말했다. 릴리는 소설의 처음과 끝까지 내성적이지만 강인한 태도로 문제를 해결한다.

“아동·청소년 시기는 ‘상실의 시기’라고 할 수 있어요. 현실에 부딪치며 나, 친구, 가족, 사회 등 많은 부분에서 순수하게 꿈꿔왔던 마법이 결국 진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니까요. 하지만 그만큼 많이 성장합니다. 새로운 마법을 꿈꾸게 하지요. 그때 길잡이가 되는 책을 앞으로도 계속 쓰고 싶어요.”

많이 쓰고 읽기

어린이들이 글을 잘 쓰기 위한 조언을 묻는 질문에 그는 “많이 쓰고 많이 읽어라”고 답했다.

“저는 다섯 살 때부터 인형을 주인공 삼아 그림책을 만들곤 했어요. 스스로에게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이야기를 만드는 연습을 계속 해보고 많이 읽으면 글을 잘 쓸 수 있지요. 세상은 여러분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