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남북 전문가가 개성에 모여 두 번째로 백두산 화산 폭발 문제를 의논한다는 소식을 들은 동아어린이기자들.
이준희(서울 대진초교 5) 박준하 군(서울 숭의초교 5)과 이아라 양(서울 보라매초교 6)은 6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조문섭 교수를 찾아가 백두산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알아보기로 했다.

 

○1000년마다 폭발 설…현재 가능성 커
날카롭게 질문하던 어린이기자들이 이번에는 질문 공세를 받았다. 조 교수는 계속 질문하며 어린이기자들이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게 도왔다.
“백두산은 정말 폭발하나요?”(준하)
“신문에서는 뭐라고 하니?”(조 교수)
“폭발한대요.”(어린이기자들)
“그건 쉽게 대답할 수 없어. 3000m 화산이 만들어지려면 얼마나 걸릴까?”(조 교수)
“100억 년!”(준하)
“준하는 통이 크구나. 백두산은 몇십만 년 걸렸어. 언제 터질지를 예측하려면 어떻게 자라왔는지 알아야 해. 백두산은 1000년 전과 4000년 전 화산이 터진 기록이 있어. 1000년 간격으로 터진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현재 폭발 가능성이 크다고 얘기하는 거야.”

 

○콜라로 생각해 본 마그마
“백두산 폭발을 미리 알 수 있나요?”(준희)
조 교수가 물었다.
“암석이 무거울까, 마그마가 무거울까.”
어린이기자들은 쉽게 답하지 못했다.
“암석이 녹은 것이 마그마야. 물렁물렁한 마그마보다 단단한 암석이 더 무겁지. 그래서 마그마가 틈만 있으면 올라오려고 해. 마그마는 지하 깊은 곳에 영원히 있을 수 없지.”
조 교수는 마그마가 올라올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설명했다.
“마그마는 초음속으로 올라와. 마그마 속 공기방울 때문이지. 이 공기방울은 왜 생길까?”
조 교수는 갑자기 어린이기자들에게 “콜라를 좋아하느냐”더니 “콜라병을 따기 전 공기방울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없었어요.”(준하)
“그런데 따면 생기지? 왜 그럴 것 같니?”(조 교수)
“압력.”(준희)
“그래. 누르던 압력이 없어지니까 공기가 생기는 거야. 깊은 곳에 있던 마그마도 위로 올라오면서 압력이 사라져 공기방울이 생기지. 공기방울이 커지고 개수도 많아지면서 마그마는 초음속으로 올라와. 그 힘이 크니까 산의 형태가 바뀌지. 산이 부풀어 오르는지 등을 보고 화산 폭발을 알 수 있어. 폭발 전 1, 2주일 정도 산이 뭉그적거리다가 ‘빵’ 터지는 거지.”

 

○화산재는 동쪽으로, 용암은 북쪽으로
“백두산이 폭발하면 용암은 어디까지 흐르고 화산재는 어디까지 날아가요?”(아라)
조 교수가 되레 물었다.
“화산재가 어디까지 올라갈까.”
“인공위성까지도 갈 수 있다던데요.”(아라)
“그렇지. 무진장 올라간다는 의미야. 1000년 전 기록을 찾아보면 좋아. 화산재는 높이 올라갈수록 바람을 타고 멀리 퍼져. 지구 한 바퀴를 돌아 띠를 만들지. 이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조 교수)
“1억 년?”(준하)
“하하. 구름이 움직이는 것을 생각해봐. 2주 걸린단다. 그런데 무거운 것들은 멀리 못 가고 가까운 데 떨어지지. 1000년 전 백두산 가까운 곳에는 화산재가 400m 두께로 쌓였어. 멀리까지는 일본 동북부에 2∼3cm 두께로 쌓인 것이 발견됐지. 화산재가 일본으로 갔다는 말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바람이 불었다는 말이야. 또 용암은 전부 북쪽으로 흘렀어. 그러니까 화산이 터지면 백두산의 어느 면에서 터졌는지, 바람의 방향 등에 따라 우리나라가 위험해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거란다.”

 

< 이지현 기자 edith@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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