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광렌즈 장착된 ‘특수 안경’ 쓰고 봐야… 좌·우 렌즈 수용 정보 달라
세계 주요 업체 3D TV 내놔… 국내 스카이라이프 전용채널 선보여

‘3D’ 열풍이 무섭다.
3차원(3D) 영화 ‘아바타’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연일 매진 행렬이고, 18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던 ‘타이타닉’에 이어 역대 흥행성적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가전 박람회(CES)에서는 국내외 주요 업체들이 첨단 기술로 무장한 3D TV를 선보였다.

세계 가전 박람회(CES) 파나소닉 부스에서 특수 안경을 이용해 3D 영화 ‘아바타’를 보고 있는 참가자들. 라스베이거스=AP 연합뉴스

● 알고 보면 쉬운 3D의 원리

한쪽 눈을 감고 물체를 바라보자. 원근감이 사라지면서 보이지 않는 부분이 생긴다. 그러나 다시 두 눈을 뜨고 보면 원근감이 생기고 보이지 않았던 사물까지 보이게 된다. 3D 상영을 목적으로 제작된 영화는 두 개의 카메라를 이용해 두 가지 영상을 만드는데 우리 눈이 바라보는 것처럼 방향을 조금씩 다르게 해서 만든다. 그렇게 제작된 두 영상을 섞어 영사기를 통해 상영하는 것.
섞인 영상은 편광렌즈가 장착된 특수 안경을 쓰고 봐야 한다. 편광렌즈는 우리가 한쪽 눈을 감고 바라보는 것처럼 보이게끔 돕는 역할을 하는데 왼쪽 렌즈와 오른쪽 렌즈가 받아들이는 정보가 다르다.

●  ‘더 가까이’ 집에서 보는 3D 영상

원리만 알면 간단한 ‘3D’ 영상은 이제 가정의 거실로 찾아오고 있다.
파나소닉은 CES에서 3D 캠코더를 공개했다. 일반인도 쉽게 3D 영상을 찍을 수 있는 것. 나란히 위치한 2개의 렌즈와 2개의 메모리카드가 장착돼 있어 각도가 다른 두 개의 영상을 찍는 것이 가능하다. 가격은 2730만 원.
또 2D 동영상을 3D로 변환해 볼 수 있는 서비스도 나왔다. 엔비디아가 공개한 ‘유튜브 3D’는 ‘3D 특수 안경’을 통해 유튜브의 콘텐츠를 3D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업계는 올해를 3D TV 상용화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국내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3D 전용채널 방송을 선보였고, 10월에는 지상파 3D TV 실험방송이 시작된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세계최초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경기를 3D TV로 중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소니는 다음 달 미국 캘리포니아에 ‘소니 3D 기술 센터’를 연다. 빠르게 성장하는 3D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필요한 전문가들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버즈 헤이스 소니 3D 기술 센터 수석 부사장은 “3D를 만드는 것은 쉽지만, 좋은 3D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고 말하며 훨씬 현실감 있는 3D를 창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한 ‘디지로그 사물놀이’. 사진 제공 광화문아트홀

● 사물놀이도 ‘3D’ 시대

3D 영상이 영화나 가전기기에만 적용되는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27일부터 5일간 서울 종로구 사직동 광화문 아트홀에서 열리는 ‘디지로그 사물놀이’는 실제 현실과 3D 가상 현실을 결합했다.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 씨가 장구를 치면 북 징 꽹과리를 치는 연주자들이 무대에 오르는데 네 사람 모두 김덕수 씨다.
미리 촬영한 영상이 홀로그램 기술로무대 위에서 상영된다. 특수 안경은 필요 없다.
극본을 쓴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2010년 세계의 화두는 ‘스마트’와 ‘3D’다. 이번 무대는 입체를 나타내는 3D에 상이한 시공간을 불러낸다는 의미에서 또 하나의 차원을 합쳤으므로 4차원(4D) 공연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edit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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