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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우한 폐렴 영웅 리원량
  • 김재성 기자
  • 2020-02-11 16: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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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7일 홍콩, 마스크를 쓴 남성이 중국 안과의사 리원량 씨의 사진 아래 국화를 헌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창궐 위험을 최초로 경고한 리 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후 세계 전역에서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홍콩=AP뉴시스




[1] ‘마침내 진단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출현을 처음 세상에 알린 34세 안과 의사 리원량(李文亮) 씨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우한 폐렴 감염 사실을 웨이보에 공개했다. 중국 우한(武漢)의 중심병원에서 일하는 그는 한 달 전 폐렴 환자 7명에게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유사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보고서를 봤다. 감염병이 우려됐던 그는 의과대학 동창들과의 위챗 대화방에 이를 공유하고 주의를 당부했다.


[2] 7일 결국 리 씨가 세상을 떠났다. 5세 아들과 임신한 아내를 남겨둔 채. 중국 정부가 발병 사실을 은폐(덮어 감추거나 가리어 숨김)하기 급급할 때(한 가지 일에만 정신을 쏟아 다른 일을 할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 홀로 진실을 알린 영웅의 죽음에 중국민은 슬픔에 잠겼다. 그가 ‘제2 사스’를 경고한 뒤 공안(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지키는 사람)이 들이닥쳤다. 사실이 아닌 얘기를 퍼뜨렸다는 잘못을 인정하는 훈계서에 서명을 하고서야 풀려났다.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에서 의사 리외가 페스트 가능성을 제기하자 “이 병이 페스트인 것처럼 대응하는 데 책임을 져야 한다”며 추궁당하는 장면과 겹친다.


[3] 바이러스와의 전쟁, 그 최전방에서 싸우는 건 의료진이다. 아프리카 나라 시에라리온에서 첫 에볼라 바이러스(1995년 콩고의 에볼라 강 유역에서 발생한 바이러스. 유행성 출혈열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고 치사율이 더 높다) 환자가 발생하고 4개월 만인 2014년 9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에볼라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분석한 논문이 실렸다. 그 덕분에 에볼라를 무찌를 무기가 신속하게 개발됐고, 대유행을 막아냈다. ‘우리는 그들의 넋을 기린다.’ 이 논문 말미에는 셰이크 후마르 칸 박사를 비롯한 시에라리온 연구팀 5명에 대한 추모사(추모의 뜻을 표하는 말이나 글)가 실렸다. 의사와 간호사인 이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환자 78명의 혈액 샘플을 모았고, 이 과정에서 에볼라에 감염돼 논문 출판을 보지 못하고 사망했다.


[4] 중국 정부는 리 씨가 경고하기 전에 우한 폐렴 발생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최전방에 선 의료진에게 침묵을 강요해 초기 방역에 실패했고 이는 더 큰 재앙으로 돌아왔다. 리 씨의 죽음에 공명(남의 감정에 공감하여 자기도 따르려 함)한 슬픔과 분노가 이제 ‘시진핑 체제’를 향하고 있다. 영국 BBC는 중국 정부가 ‘정부가 사과해야 한다’ ‘언론의 자유를 원한다’는 등 해시태그(#)가 달린 SNS 글을 삭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5] 리 씨는 격리치료 중에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진실이 중요하다. 건강한 사회는 하나의 목소리만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 바이러스와 맞닥뜨린 우리 몸의 면역세포는 이 바이러스와 싸울 항체, 즉 지원군을 긴급하게 늘려 방어한다. 사회로 치면 최전방에 선 의사들이 바이러스 침입을 알리면 정부는 공중보건 시스템을 가동해 지원해야 한다. 우한 폐렴이 강한 것이 아니라 중국 사회가 건강하지 않았다.


동아일보 2월 8일 자 우경임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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