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중앙정보부장(이병헌 분)이 녹취록을 듣고 있다. ㈜쇼박스 제공

10·26 사태 발생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소재로 역사적 상상력을 보태 제작된 영화 ‘남산의 부장들(15세 관람가)’이 개봉하면서 정보기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10·26 사태는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중앙정보부장이었던 김재규가 쏜 총에 맞아 숨진 사건. 이 영화의 제목은 당시 서울 남산에 본부를 뒀던 중앙정보부의 수장들을 가리킨다.

1961년 6월 10일 5·16 군사정변의 주체들이 국가재건최고회의 직속으로 설치한 중앙정보부는 원래 국가안전보장과 관련된 범죄에 대해서만 수사권을 갖는 기관이었다. 그러나 반체제 인사를 색출(샅샅이 뒤져서 찾아냄)하고, 박정희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초법적(사회 규범의 범위를 초월한) 권력기관이었다는 사실이 후대에 밝혀지기도 했다. 중앙정보부에서 현재 국가정보원까지…. 우리나라 정보기관의 변천사와 함께 막강한 정보력을 가진 세계 각국 정보기관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나라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 전경. 동아일보 자료사진

중앙정보부→안기부→국정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망과 함께 해체된 중앙정보부는 1981년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로 바뀌었다. 이후 1999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은 안기부의 명칭을 국가정보원(국정원)으로 바꾸면서 ‘인권 침해 및 정치 개입’이라는 과오를 떨치고자 원훈을 ‘정보는 국력이다’로 정했다. 북한을 포함한 국제정보는 물론 대공(공산주의를 상대함)·방첩(간첩활동을 막음)·테러·사이버·국제범죄·산업기밀과 관련된 국내 보안정보를 수집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국정원의 임무다.​


미국 버지니아 주 랭글리에 있는 중앙정보국(CIA) 전경. 미국의회도서관 제공

냉전 종식의 업적 일구다

‘정보기관의 대명사’라 불리는 미국의 중앙정보국(CIA).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인 1947년 해리 트루먼 당시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창설된 CIA는 크게 작전국과 정보국으로 나뉜다. 작전국은 해외거점을 확보하고 정보를 수집하거나 임무를 수행한다. 정보국은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 주 CIA 랭글리 본부에서 수집된 정보를 분석하는 임무를 띤다.

냉전(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국가들이 대립한 상태) 시기에 CIA는 소련(옛날의 러시아)을 무너뜨리는 데 기여했다. 소련 첩보원을 포섭한 CIA는 옛 소련 정보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의 명단은 물론 수천 건에 달하는 핵무기 기술정보를 확보해 소련에 타격을 입혔다고 알려졌다.

소련 시절 악명 높은 비밀경찰이었던 KGB는 1991년 군대에 대항해 정권을 잡은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에 의해 해체됐다. 2003년 KGB 출신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강력한 정보기관을 설립하겠다는 목표 아래 분할된 조직을 다시 통합해 연방보안국(FSB)에 막강한 권한을 부여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요원들이 아돌프 아이히만(인물 사진)에 대해 작성한 문서들. 타임 오브 이스라엘 홈페이지 캡처

CIA도 인정하는 모사드

이슬람 문화권 나라들에 둘러싸인 중동 나라 이스라엘 사람들은 대부분 유대교를 믿는다. 1948년 독립을 선언한 이후 주변국과 빈번하게 갈등을 겪은 이스라엘은 정보기관인 ‘모사드’의 힘을 키웠다. 그 결과 해외 정보를 수집하는 모사드는 세계 전역을 무대로 막강한 정보력을 발휘하며 각종 작전에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을 총지휘했던 나치 전범(전쟁 범죄인) 아돌프 아이히만을 1960년 남미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체포한 것은 다름 아닌 모사드 요원들이었다. 이란과 사이가 좋지 않은 이스라엘 모사드는 지난달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전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암살 작전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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