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 예술가 크리스틴 선 김 씨가 슈퍼볼 경기장에서 미국 국가를 수화로 표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전 세계 1억명 이상이 시청한다고 알려진 미국 최대의 스포츠 행사 ‘슈퍼볼’ 무대에서 한국계 미국인 청각장애인 예술가가 미국 국가(나라를 대표하는 노래)를 수화로 전달해 화제가 됐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사운드아티스트 크리스틴 선 김 씨가 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개막한 제54회 슈퍼볼 킥 오프(공을 중앙선 가운데 놓고 차는 일) 전 열린 행사에서 대중음악 가수인 데미 로바토가 부르는 미국 국가를 수화 퍼포먼스로 표현했다.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와 미국 청각장애인협회(NAD)는 파트너십을 체결해 매년 경기 시작 전 열리는 행사에서 청각장애인 관객을 위한 수화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김 씨가 무대에 오른 것.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카운티 출신인 김 씨는 태어날 때부터 귀가 들리지 않았다. 미국 로체스터공대(RIT)를 졸업하고 미국 디자인 대학인 스쿨오브비주얼아트(SVA)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출판업계에서 일하다 2008년 소리를 주제로 한 예술 작품을 보고 사운드 아티스트가 됐다.
현재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그는 음악과 언어, 수화를 모티브로 한 회화,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작품 활동을 펼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3년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김 씨는 슈퍼볼 무대에 오른 이유에 대해 “청각장애인이 국가를 표현하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이)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한 미술전문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한 뼘 더] ‘슈퍼볼’ 규모, 얼마나 크길래?
월드컵 시즌에 한국팀이 큰 경기를 치르면 전국은 축제 분위기로 변하지요? 미국에서는 축구보다 ‘아메리칸 풋볼’이라 알려진 미식축구의 인기가 더 높습니다. 미식축구는 선수들이 타원형 모양의 공을 들고 상대편으로 돌진한 뒤 공을 골대에 넣어 점수를 내는 격렬한 스포츠.
슈퍼볼은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우승팀과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 우승팀이 겨루는 NFL 챔피언 결정전입니다. 올해 미국 슈퍼볼을 지켜본 시청자 수는 1억200만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미국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숫자이지요.
시청률이 높은 만큼 슈퍼볼 중계방송에 붙는 광고의 단가도 어마어마하게 높습니다. 올해는 30초 기준 최고 560만 달러(약 66억원)였다고 합니다. 또 슈퍼볼의 묘미는 전·후반 사이에 펼쳐지는 축하공연인데요. 폭발적 인기를 끄는 아티스트만이 오를 수 있는 이 무대에 올해는 댄스 가수 샤키라와 제니퍼 로페즈가 등장했습니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