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세상
  •  [문예상 후보작품/산문]우리 집 작은 TV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0-09-09 21:29:00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문예상 후보작품/산문]우리 집 작은 TV

저희 집 TV는 아주 작습니다. TV 좀 새로 사자고 언니는 야단입니다. 하지만 잘 나오는 TV를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아직 사지 않았습니다. 저희 집은 가구들이 아주 많아 놓을 자리도 없습니다. 그리고 저희 집 가구는 거의 다 오래된 것입니다. 저도 TV를 사고 싶지만 아깝다는 생각도 들어 엄마를 조르지도 않습니다. 다른 집에는 2, 3개가 있는데 저희 집에는 한 개밖에 없고 그것도 아주 작아 매일 TV 때문에 싸웁니다. 예를 들면 동생은 비디오, 저는 만화, 아빠는 뉴스 이렇게 보는 것이 각각 달라 싸웁니다. 매일 보고 싶은 것도 제대로 못 봐서 화가 날 때도 있습니다. 우리 집 TV는 엄마가 결혼하실 때 가져오신 것이라 아주 낡았지만 소중한 것이라는 것은 저도 압니다. 부모님께 편지를 쓸 때도 TV를 새로 사자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엄마가 어떤 말씀을 하실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TV는 오래되어 그런지 날이 갈수록 잡음이 많아집니다. 또 라디오도 오래된 것이라 소리는 나지만 잘 쓰지 않습니다. 옆집 언니네는 TV도 2개에다가 라디오도 엄청나게 큽니다. 그것이 부러워 얼마 전에는 어떻게든 우리 집이 멋있게 보이려고 열심히 치웠지만 이제 그렇지 않습니다. 하루는 엄마에게 TV 좀 사자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엄마께서는 다른 가난한 사람도 많은데 아껴 쓸 줄 모른다며 소리를 치셨습니다. 그때 저는 엄마가 공연히 소리치셨다고 생각하며 ‘우리집이 새로 TV를 못살 정도로 가난하지는 않은데…’하며 엄마가 미운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은 저의 잘못을 뉘우쳤습니다. 영등포공원에 가면 노숙자들이 아주 많은데 우리들은 매일 따뜻하고 편안하게 잠자고 먹으면서도 부모님께 졸랐던 것을 후회하며 이젠 우리 집의 작은 TV를 사랑하고 아낍니다. 황윤주(서울 신도림교 4-2)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