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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상 월말장원/산문]‘급식사건’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0-05-01 22: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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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상 월말장원/산문]‘급식사건’

6학년이 되고 며칠 후에 일어난 일이었다. 점심 시간에 급식을 받고 교실로 들어 가려는 순간 천방지축인 옆반 친구가 내 급식판을 쳐서 급식이 모두 쏟아지게 되었다. “야, 왜 치냐?”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자 그 친구는 막 뛰어가 버렸다. 국은 반찬에 다 섞이고 밥은 쏟아지고 내 옷은 난장판이 되었다. 다행히 식판은 떨어뜨리지 않았지만 먹을 음식은 남아있지 않았다. 6학년이 되어 한 두 번도 아니고 내 급식만 서너번이나 치고 지나갔다. 우리반도 아닌데 하필이면 내가 급식을 받을 때마다 뛰어나와 뒤엎어 버린다. “야! 너 한 두 번도 아니고 왜 자꾸 내가 급식 받을 때마다 달려나와서 못 먹게 하는거야”하며 막 화를 내자, 이렇게 대꾸했다. “내가 일부러 그랬냐? 애들이 자꾸 괴롭혀서 도망치다 모르고 쳤지” 라고 오히려 큰소리를 쳤다. 나는 차마 더 이상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내가 주변을 잘 살피지 않았던 것도 잘못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점심을 굶어야 했다. 다른 친구들은 맛있게 먹으면서 나에게 관심 가져주는 친구도 없었다. ‘같이 나눠 먹자고 하는 애들도 없구나. 치사하다.’ 집에 오자마자 밥부터 챙겨 먹었다. 점심을 굶었던 탓인지 배가 많이 고팠다. 밥을 다 먹고는 오늘 있었던 일을 되돌이켜 보았다. 점심 시간에 복도로 뛰어나오다 나를 건드린 친구도 마음은 편치않을 것이다. ‘내일부터는 정신차리고 들어야지’라고 생각하였다. 다음날 아침 등교를 하자 그 친구가 달려와서 지금까지 있었던 일은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였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사과를 하다니 참 고마웠다. 하지만 그 말이 진심인지 거짓인지 믿을 수가 없었다. 그날 점심 시간에 또 부딪칠 뻔 했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본 선생님께서 꾸중을 하셨다. 한편으로는 고소했지만 안된 마음도 들었다. 그날 저녁 나는 아까 하지 못했던 사과와 선생님께 꾸중을 들어서 속상하겠다고 편지를 썼다. 다음날 내가 친구에게 편지를 주면서 미안하다고 하였다. 그 친구도 “이제는 복도에서 뛰지 않을거야. 조심할게”하며 웃더니 교실로 들어갔다. 그 친구가 말대로 해줬으면 좋겠다. 김명직(서울 북가좌교 6-9) □심사평 말은 자기 생각이나 느낌을 상대방에게 전달하기 위해 입으로 내는 소리이다. 글은 말을 문자로 적어 놓은 것이므로 상대방이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쓴 것이 좋은 글이다.이번에는 세 편 모두 6학년생의 글이다. 우선 백승희의 ‘내 동생 쌍둥이’는 이야기가 자연스럽지 못하다. 차라리 ‘쌍둥이 동생 승학이와 승철이가 네 살 때 이야기다…’로 시작하고, 그리고 앞 부분에서 다리가 ‘끼었다’고 했다가 ‘깔렸다’로 쓴 것이나 ‘전동차’와 ‘지하철’의 혼동 등은 조심할 일이다. 김민지의 ‘살 맛 나는 세상’은 앞 부분에서 ‘소아마비인지 사고인지’ 모르겠다고 했다가 중간 부분에서 어머니 입을 통해 ‘다쳤다’는 말이 나오고, ‘희망’이라는 낱말이 세 번이나 반복되는데 아저씨는 의사표현이 분명하고 예절이 바른 분인지 이 글에서는 좀 거리가 있는 말이다. 적합한 말을 골라 쓰는 훈련이 필요하다.끝으로 김병직의 ‘급식 사건’은 자기 생각과 느낌을 잘 적어 전달하고 있다. 다만 맨 앞 문장이 뒤에 또 나오므로 필요없고, ‘이렇게 대꾸했다’든가 ‘…라고 생각했다’ 등은 이미 독자가 알고 있으므로 불필요한 설명이다. 제목 또한 어색하지만 ‘급식 사건’을 장원으로, ‘살맛나는 세상’을 우수작으로 정한다. 강정규(동화작가·‘시와동화’발행인)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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