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세상
  •  [문예상 후보작품/산문]맏딸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0-03-20 16:46:00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문예상 후보작품/산문]맏딸

나와 내 막내 동생과는 일곱 살 차이다. 막내 동생이 태어났을 때 나는 엄마 아빠를 도저히 이해하지 못했다. 내 바로 밑에 여동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막내 동생인 정열이는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아이구, 요 귀여운 것!” 이제 부모님은 나에게 관심을 갖지 않으셨다. 내가 엄마에게 뭘 물어보면 “네가 몇 살인데 그것도 혼자서 못하니? 지금 바쁘니까 네가 알아서 해” 하고 딱 잘라 말씀하시기 일쑤였다. 난 참 외로웠다. 남동생이 태어났다고 사람을 차별하시는 것은 정말 싫었다. 또 정열이는 얄밉게 매일 재롱을 부렸다. 맏딸이라고 귀여움을 많이 받았던 내가 찬밥신세가 된 기분이었다. “엄마는 왜 남들과 다르게 아이를 셋이나 낳아가지고….” 나도 모르게 질투가 났다. 그러던 어느 날 막내 동생이 잠든 조용한 오후였다. 우리 가족이 모두 거실에 둘러앉아 과일을 먹으며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눴다. 엄마가 내 머리를 빗겨주셨다. “우리 주현이가 누나 노릇하느라 힘들겠구나.” 나는 그때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엄마는 내게 무관심하신 게 아니었다. 나는 창피했다. 맏딸이 동생을 질투하다니…. 그 이후로 나는 내 동생들을 누구보다도 사랑한다. 차주현(서울 원명교 4-국화)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한미약품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