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내 막내 동생과는 일곱 살 차이다. 막내 동생이 태어났을 때 나는 엄마 아빠를 도저히 이해하지 못했다. 내 바로 밑에 여동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막내 동생인 정열이는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아이구, 요 귀여운 것!”
이제 부모님은 나에게 관심을 갖지 않으셨다. 내가 엄마에게 뭘 물어보면 “네가 몇 살인데 그것도 혼자서 못하니? 지금 바쁘니까 네가 알아서 해” 하고 딱 잘라 말씀하시기 일쑤였다.
난 참 외로웠다. 남동생이 태어났다고 사람을 차별하시는 것은 정말 싫었다. 또 정열이는 얄밉게 매일 재롱을 부렸다.
맏딸이라고 귀여움을 많이 받았던 내가 찬밥신세가 된 기분이었다.
“엄마는 왜 남들과 다르게 아이를 셋이나 낳아가지고….”
나도 모르게 질투가 났다.
그러던 어느 날 막내 동생이 잠든 조용한 오후였다. 우리 가족이 모두 거실에 둘러앉아 과일을 먹으며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눴다. 엄마가 내 머리를 빗겨주셨다.
“우리 주현이가 누나 노릇하느라 힘들겠구나.”
나는 그때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엄마는 내게 무관심하신 게 아니었다. 나는 창피했다. 맏딸이 동생을 질투하다니….
그 이후로 나는 내 동생들을 누구보다도 사랑한다.
차주현(서울 원명교 4-국화)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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