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세상
  •  [99소년동아문예상/산문]특별한 선물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0-02-14 23: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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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어린이날’ 내 동생과 나는 매우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어린이날이 되기 전에 친구들은 제각기 부모님이나 친척들에게 받게 될 선물이 무엇일지 궁금해하며 모두 들떠 있었다. 나도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은근히 기대를 하고 마음속에 갖고 싶은 선물까지 정해 놓고 있었다. 내가 갖고픈 선물은 뭐니뭐니해도 롤러블레이드였다. 작년부터 친구들에게 빌려 타며 배웠던 롤러블레이드 실력을 어머니께서도 알고 계시기 때문에 이번 어린이날 선물은 틀림없이 내가 갖고 싶은 롤러블레이드일 것이라고 믿었다. 드디어 어린이날 아침이 밝았다. 그런데 어머니께서는 아무 말씀이 없으신 채 변함없이 장사 나가실 채비만 하고 계셨다. ‘부모님께서 혹시 오늘이 무슨 날인지 모르고 계시는 건 아닐까?’ 나는 괜히 조바심이 났다. 그래서 동생과 갖고 싶은 선물을 부모님에게 밝히기로 했다. “엄마, 형이 롤러블레이드 갖고 싶대요.” “……” 어머니께서 아무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약속대로 내 차례가 되었지만, 부모님의 표정을 보니 말씀드리고 싶지 않았다. 이때, 동생이 내 옆구리를 살짝 찔렀다. “저, 아빠. 효빈이는 무선 자동차를 갖고 싶대요.” “그래?” 아버지께서 짤막하게 대답하시고, 미소만 지으신 채 다른 말씀이 없으셨다. 나는 동생과 자전거를 타고 학교 운동장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이번 어린이날 선물은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기분이 울적해서 자전거 페달만 힘껏 밟았다. 울고 싶었지만, 참고 달렸다. 저녁이 되었다. 온 가족이 한데 모였다. 어머니께서도 다른 날보다 일찍 장사를 마치시고 함께 하셨다. 아버지께서 말문을 여셨다. “오늘이 어린이날인데 너희들이 바라던 선물을 마련하지 못해 미안하구나. 대신 이걸 받아라.” 하시며 아버지께서 ‘둘둘’말린 도화지 한장씩 동생과 내게 건네 주셨다. “와, 내 얼굴이다!” 도화지를 먼저 펼쳐본 동생이 소리치며 좋아했다. 내 것도 펼쳐보았다. 롤러블레이드를 신고 달리는 멋진 그림이었다. “어때, 마음에 드니?” 어머니께서 내 그림을 보며 물으셨다. “예, 멋있어요.” 정말 멋진 그림이었다. “엄마, 아빠는 오늘뿐만 아니라 일년 365일이 모두 너희들을 위한 날이라고 생각한단다. 오늘은 아빠의 그림 선물로 대신하거라.” 나는 롤러블레이드 대신 내 모습이 담긴 그림을 펼쳐보고, 참 특별하고 소중한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아버지께서 직접 그리신 그림선물은 아무리 많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선물이기 때문이다. 또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선물이라서 더욱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은 어떤 선물을 받았을까?’ 나는 내 그림을 벽에 붙여 놓고, 어서 아침이 오기를 기다리며 잠자리에 들었다. 친구들 모두 내 선물을 부러워 할 걸 생각하니 잠이 오지 않았다. 정말 기분좋은 어린이날이었다. 곽신영(서울 원광교 6-1) ▼심사평 연말 입상자를 가리기 위해 그 동안 뽑혔던 월장원 작품을 읽어 보니 모두 훌륭한 생활문이었다. 그 중에서 5월 장원글이었던 ‘특별한 선물’을 1999년도 으뜸글로 택했다. 잔뜩 기대에 부풀었던 어린이날 선물(물질)이 없어 마음 상해 있다가 아버지로부터 마음의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겉치장 없는 알찬 글이었다. 우수상으로 뽑은 ‘참새’ ‘엄마의 부업’도 글감과 내용이 재미있고 정겹다. 그리고 입상자의 글 모두가 생활문으로서는 나무랄데 없는 글임을 밝혀둔다. 엄 기 원(한국아동문학연구소 대표)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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