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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상 후보/산문]자랑스런 아버지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8-06-18 12: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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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카닥!” 가족 사진을 찍을 때면 늘 한가운데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의미가 나에겐 좀 특별나다. 아버지는 잦은 출장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가족과 떨어져 혼자 해외에서 지내시는 일이 많다. 골프 가방 회사를 운영하시는 아버지가 좀 원망스러울 때가 있었다. 텔레비전에 비추어지는 보통 사장들의 모습과는 달리 아버지는 사장답지 않은 행동을 하시곤 하는 것이다. 아버지는 직원 아저씨들에게 무엇을 시키기보다는 자신이 직접 나서서 일을 하신다. 또 자신을 ‘부장’이라고 낮추어 부르게도 하신다. 하지만 나는 남자아이들과 싸움이라도 할 때면, 마치 내가 회사에 다니기라도 한 것처럼, “야, 회사 사람들 다 데리고 오면 돼. 그까짓 것 문제없어!” 하고 뻐기며 다녔다. 친구들의 곁눈질 속에서도 얼마나 좋았던지….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우리 가족에게도 커다란 고비가 있었다. 아니, 겪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IMF인지 뭔지가 갈수록 힘들게 압력을 가하더니 아버지의 회사가 마침내 폭삭 주저앉고 말았다. 엄마도 회사에 나가 일하시다 돌아오셔서 나를 부둥켜 안고 크게 울던 일이 떠오른다. 아버지는 우리에게 차마 눈물을 보일 수 없어서인지 어두운 방으로 가 창 밖의 밤하늘만 쳐다보고 계셨다. 한때는 회사일로 한숨 푹푹 쉬시며 엄마와 뭔가 상의하시는 것이 꼭 부부 싸움만 같아 내 방에 들어가 한구석에서 훌쩍이기도 했다. 이 때부터 엄마는 몸을 피해 작은외삼촌 댁에 가 계셔야 했고, 나도 이모네 집에서 학교에 다녀야 했다. 아버지는 해외에서 외롭고 무거운 마음으로 밤을 보내고 계실 것이다. 매일 잠옷을 입혀 주고 목욕 후에는 부드러운 손길로 젖은 머리를 감싸 말려 주시던 아버지가 어른거린다. 늘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따뜻한 배려를 해 주시던 든든한 아버지. 나는 이런 아버지가 계시기에 참되고 의미있는 삶을 보낼 수 있는 희망을 안고 산다. 박성희 (경기 용인교 6)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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