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남동생이 한 명 있다. 때로 다투기도 하지만 서로 위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날 어김없이 동생과 또 싸우게 되었다. 하찮은 물감 때문이었다. 며칠 전에 작은엄마가 사 주신 포스터 물감을 동생이 갖고 싶다고 떼를 쓰는 것이었다. 아직 1학년이라 소용없는 물건인데도 내가 갖고 있는 건 뭐든 다 가지려고 한다. 이럴 때마다 나는 속이 탄다.
“야, 쬐끄만 게 벌써부터 무슨 포스터 물감을 쓰겠다고 그래?”
“왜 누나만 좋은 거 쓰려는 거야?”
동생은 조금도 지려고 하지 않는다.
“에잇, 이거나 먹어라.”
나는 동생이 얄미워 알밤을 한 대 먹였다.
“왜 때려? 엄마한테 이를 거야. 엄마! 아아앙….!”
“치,그게 또 얼마나 아프다고... 엄살은 심해 가지고….”
나도 엄마한테 달려가서 사정을 말했다.
“어머니, 재복이가 내 물감을 가지려고 해요.”
엄마는 재복이를 타일렀다.
“재복아, 넌 아직 어리니까 포스터 물감이 필요없어. 엄마가 나중에 더 좋은 거 사줄게.”
“싫어요, 싫어. 난 물감 갖고 싶단 말이에요.”
동생은 투정을 부리다가 끝내 엄마한테 야단을 맞았다. 그제서야 내 속이 후련하였다. 동생은 입이 한 주먹이나 나와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동생이 오랫동안 나오지 않아 좀 걱정이 되었다.
‘단단히 삐쳤나? 한번 들어가 볼까? 아니야, 들어가면 또 싸우게 될 거야. 그래도… 에라, 모르겠다. 한번 들어가 보자.’
동생의 눈을 보니 운 것 같았다.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줘 버릴까? 말까?’
하나밖에 없는 내 동생이니까 그까짓 물감은 줘 버리기로 했다.
“재복아, 누나가 물감 줄까?”
“정말? 누나, 진짜 물감 줄 거야?”
“그래, 줄게. 그 대신 누나 말 잘 들어야 해. 알았지?”
“응, 누나.”
내 동생은 금세 환한 웃음을 지었다. 단 하나뿐인 소중한 동생이니까 이제부터는 마음을 넓게 쓰고 양보를 해야겠다.
김유리 / 전북 전주남교 6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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