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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문]커가는 우리들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8-02-16 10: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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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커가는 우리들

‘1학년, 내가 아주 어린 시절. 지금은 생각 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일어났겠지?’ 이런 생각에 일기장을 뒤져 보게 되었다. 100원짜리 아이스크림이 있다니! 아! 그럴 때가 있었다니 참 그립고 그리웠다. 1학년 때를 보면 정말 놀라게 된다. 요즘에는 엄마 말씀을 잘 안 듣는 못된 나 이지만 어렸을 때는 엄마가 말씀하시면, “네.” 하고 할일 하는 똑순이. 그야말로 정말 착한 아이였다. 그리고 하루에 한 권도 넘게 책을 읽었다니 내가 생각해도 참 착했다. 하지만 몇 년 지난 오늘. 나의 생활은 어떤가? 매일 짜증만 부리고 방학이라도 뒹굴며 지내고 책은 그나마 좋아해서 많이 읽지만 이것저것 할일은 많고 미루다보니 벌써 나 자신은 지쳐 잠들게 된다. 어제 읽은 일기 중 언니가 5학년 때 일기가 하나 있다. 무엇보다 집중력이 강해서인지 그때는 새벽 3시에 일어났다. 참 대단하다. 그리고 급히 언니를 깨웠다. “언니! 빨리 일어나!” 하고 고함도 지르고 물도 뿌리고 흔들기도 해서 언니와 새벽 5시까지 공기놀이를 했다. 지금 생각하면, 지금 나와 비교하면 또 다른 나 자신의 모습에 놀랍고 부끄러워진다. 이전보다는 깊이 생각하며 이 글을 쓰고 있다. 괜히 쓰다보니 눈물이 나온다. ‘장난만 치던 내가 이렇게 진지해지다니!’ 어렸을 때 또 생각나는 일은 내가 좋아하던 물고기가 죽었을 때 통곡을 하며 운 것이다. 물고기도 생명이 있어 우리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4학년 겨울 방학쯤 우리집의 열대어가 죽었을 때 별로 슬퍼하지 않았다. 이것은 조금 다른 경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분명히 변화한 것이다.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험 때는 새벽에 일어나 열심히 공부해서 1등을 해왔다. 그리고 요즘에도 공부는 잘한다. 열심히 하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내게서 달라진 것은 누구인가 빼앗아가버린 그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생의 한가운데’, ‘유리 반지’, ‘파우스트’, ‘개선문’, ‘안나 카레니나’…. 이런 책을 읽다 보면 생각하게 된다. ‘나도 저들과 같은 인생을 살고 있는 걸까?’ 하고 말이다. 내 꿈은 크다. 의사라는 직업은 대단한 것이니 크다. 하지만 꿈이 인생의 반이 된다고 믿는 나에게 내가 의사가 된다는 보장도 없다. 그래도 내가 의사가 된다는 것을 노력해서 보여주고 싶다. 이제는 그 무언가를 잃고 싶지 않다. 전에 순진무구했던 수양이, 똑순이 수양이로 돌아가고 싶다. 아예 어릴 적처럼. “이모, 저 지우개 사 주세요!” “할아버지! 배고파요!” 하던 용기있고 순진했던 수양이로 언제까지나 남고 싶다. 이젠 힘들어도 그 무언가를 꼭 쥐고 있겠다. 변수양 / 서울 성원교 5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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