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세상
  •  [문예상후보/산문]추석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7-10-21 11:39:00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문예상후보/산문]추석

이번 추석 때 우리 가족은 아침 일찍 큰집으로 갔다. 빨리 가서 차례를 지내야 하기 때문이었다. 큰집에 도착하니 큰어머니들이 벌써 오셔서 차례상을 차리고 계셨다. 먼저 제사를 한 다음 어른들은 성묘 갈 준비를 하였다. 나는 이제까지 가 본 적이 없어서 한시바삐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간 것인데 차가 많이 밀려 괜히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집으로 갔으면 좋겠다.” “답답해.” 차는 움직이지도 않고 오히려 멀미만 찾아왔다. 내 머리 속에선 ‘집에서 텔레비전이나 보고 있을걸’ 하는 생각만 났다. 하지만 이럴 때는 잠시, 산소에 도착하자 마자 상쾌한 바람이 나를 반겼다. 오늘 따라 푸르고 맑았다. 이렇게 날씨 좋은 날에 집에만 붙어 있었다면 얼마나 따분했을까? 역시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척들과 나는 할아버지 산소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할아버지 산소 위에는 또 증조 할아버지, 증조 할머니의 묘가 있었다. 바라보기만 해도 괜히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나는 한 번도 할아버지 얼굴을 본 적은 없지만 보지 못한 것이 오히려 아쉬웠기 때문이었다. 할아버지 산소 옆에는 밤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그래서 친척들과 난 밤도 따면서 즐겁게 놀았다. 밤을 다 따고 나서 네 것 내 것 할 것 없이 모두 모아보니 시장에 내다 팔아도 될 정도였다. “우리 이거 집에 가서 삶아 먹자.” “그래, 그게 좋겠다.” 아까는 차가 많이 밀려서 괜히 왔다고 투정을 부렸었는데 이렇게 산에 와 보니 얼마나 좋은지 몰랐다.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앞으로 해마다 할아버지 산소에 찾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해리/전북 전주남교 6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한미약품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