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상징인 반짝반짝 아름다운 트리! 반짝이는 조명과 예쁜 방울이 어우러진 트리를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트리에 쓰이는 뾰족뾰족 멋진 나무다.

전 세계에서 트리의 재료로 사랑받는 이 나무의 이름은 ‘구상나무’. 그런데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구상나무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하는데….

구상나무는 언제, 어떻게 발견되었으며 왜 위기에 처한 것일까?​ 도움말=임종환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보전부 기후변화연구센터장, 김재훈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임업연구사​


구상나무, 한라산에서 발견되다

구상나무는 제주 한라산, 전북 덕유산, 경남 지리산 등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스스로 나고 자라는) 소나뭇과 전나무속의 침엽수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는 한국 전나무로 불린다. 1917년 미국 하버드대 부설 수목원 소속 식물학자 어니스트 H 윌슨 박사가 한라산에서 이 나무를 채집해 연구했고 이 나무가 기존 학계에 보고된 적이 없는 새로운 나무라는 사실을 발견해냈다. 1920년 윌슨 박사가 구상나무라는 이름으로 식물 학계에 처음 알리면서 구상나무가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된 것. 한국에서 처음 발견되었다는 의미에서 구상나무의 학명은 Abies Koreana로 지어졌다. 이후 모양이 아름다워 유럽 등지에서 트리의 재료로 많이 사용됐다.




한라산의 건강한 구상나무. 임종환 센터장 제공​

“온난화 때문에 힘들어요 ㅠㅠ”

아름다운 모습 덕분에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구상나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정한 멸종위기종이다. 구상나무를 보호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구상나무의 서식지가 황폐해지는 것은 지구온난화 때문. 구상나무는 잎이 가늘고 뾰족한 침엽수다. 침엽수는 잎이 넓은 활엽수와 다르게 겨울에도 잎을 떨어뜨리지 않고 광합성(빛과 물을 이용해 식물이 스스로 자라는 데 필요한 영양분을 만드는 것) 활동을 한다.

보통 침엽수는 겨울에 영양분 소비를 줄이기 위해 추워지면 호흡을 줄이지만 겨울에 기온이 오르면 잎을 통해 더 많이 호흡하게 된다. 광합성 작용이 늘어나며 더 많은 물이 필요하게 되는 것.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겨울에 눈이 적게 내려 흡수할 수 있는 수분이 줄면 구상나무는 영양분을 얻기 어렵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많은 구상나무가 영양분이 부족해 말라 죽게 된 것.


한라산의 말라 죽은 구상나무​

균근균아! 구상나무를 도와줘

멸종위기인 구상나무를 건강하게 키워내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산림청 산하의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한라산에 서식하는 건강한 구상나무 뿌리에서 구상나무가 땅에 튼튼히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균근균의 일종인 외생균근균을 발견했다.

균근균은 나무뿌리 겉면에 붙어서 살며 나무와 공생한다. 균근균은 나무뿌리가 땅의 영양분을 더욱 잘 흡수할 수 있도록 돕고 나무는 균근균에게 먹이인 탄수화물을 제공해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앞으로 이 균을 키워 구상나무 뿌리에 이식해 나무를 건강히 키우는 데에 사용할 계획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앞으로 더 변화하는 환경에 구상나무가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도록 유전적으로 다양한 구상나무가 많아지는 방향으로 나무들을 수분(수술의 화분이 암술에 붙는 일)시킬 계획이다. 유전적으로 다양한 구상나무가 많이 생겨나면 예상치 못한 자연환경의 변화에도 살아남는 개체 수가 늘어날 확률이 높기 때문.​


구상나무의 열매​

▶어린이동아 이지현 기자 easy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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