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멕시코 주 칼즈배드 동굴 국립공원에 있는 ‘빅 룸’ 동굴에 과자 봉지가 떨어져 있다. 칼즈배드 동굴 국립공원 페이스북 캡처

칼즈배드 국립공원의 동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빅 룸’의 모습. 빅 룸은 오랜 시간에 걸쳐 지하수가 스며들어 만들어졌다. 미국 국립공원 홈페이지 캡처

동굴 바닥에 버려진 과자 한 봉지가 동굴 환경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정답은 ‘그렇다’입니다.

최근 미국 뉴멕시코 주 칼즈배드 동굴 국립공원 페이스북에는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어요. 사진 속 동굴인 ‘빅 룸’ 내부에는 먹다 버린 치토스 과자 봉지가 있었지요. 그런데 국립공원 관계자는 이 과자 한 봉지가 “동굴 생태계(생물이 살아가는 세계 전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어요.

국립공원 관계자에 따르면 먹다 버린 과자 봉지 속에 남아 있던 과자 부스러기가 동굴의 습도(공기 가운데 수증기가 들어 있는 정도)에 의해 부드러워져 미생물과 곰팡이가 서식(생물이 자리를 잡고 사는 것)하기에 완벽한 조건을 만들었어요. 이렇게 생긴 미생물, 곰팡이는 동굴에 살고 있던 귀뚜라미, 진드기, 거미, 파리와 같은 생물들에 의해 퍼져나간다고 해요.

국립공원 측은 “동굴에서 이물질과 곰팡이를 조심스럽게 제거하는 데 20분이 걸렸다”며 “과자 봉지 주변에서 발견된 미생물 중에는 기존 동굴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미생물과 곰팡이는 기존 동굴 생태계에는 없던 것들”이라고 했어요. 누군가 무심코 버린 과자 봉지로 인해 기존 동굴의 생태계가 변화한 거예요.

한편 칼즈배드 동굴 국립공원에서 가장 큰 동굴인 ‘빅 룸’은 길이 1200m, 높이 110m에 달해요. 지하에 있는 석회암이 수천만 년 동안 지하수에 녹아서 만들어진 ‘작품’과도 같지요.

[한 뼘 더] 동굴 입구에 붙일 포스터를 그려볼까?

무심코 버린 과자 봉지가 역사가 깊은 동굴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니…. 자연에선 나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엄청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깨닫고 늘 조심해야겠어요. ‘동굴 내에서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고 권유하는 내용의 포스터를 동굴 입구에 붙인다면 포스터에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까요? 직접 만들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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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양지원 기자 edujion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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