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세상
  •  [2024 문예상 6월 장원/산문] 고장 난 몸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24-06-24 13: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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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서울 양천구 서울남명초 4)



끼거덕 끼거덕 고장 난 내 발을 이끌고 오늘도 학원에 간다. 아침에 학교 갈 때도, 낮에 친구와 놀러갈 때도 타닥타닥 잘만 가던 발은 어디가고 어느새 고장 난 다리가 내 몸에 붙어 있다.

그렇게 학원 차에서 30분을 보내고 학원에 도착하면, 끼거덕 끼거덕 머리가 고장 난다. 어제 꼬박 밤을 새워 외운 단어들이 어느새 훨훨 날아가고 고장 난 머리는 이리 저리 날뛴다.

찍기라도 하려고 연필을 잡는데, 끼거덕 끼거덕 손이 고장 나 버렸다. 고장 난 머릿속은 고장 난 손에게 신호를 보내지만, 고장 난 손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어찌어찌 급하게 고쳐서 답을 쓴다 해도 끼거덕 끼거덕 아까 고장 난 발이 내 발목을 잡는다. 미련이 남았나…. 끼거덕 끼거덕.


#심사평

#2024 문예상 6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어린이동아 문예상 응모함에 쌓인 독자들의 글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에요. 어린이들이 꾹꾹 눌러 쓴 편지 같은 글들은 저마다의 독창적 시각이 반짝반짝 빛나서 심사를 하는 취재팀 기자들을 화들짝 놀라게 할 때가 많거든요. 

이번 달 으뜸상 수상작인 ‘고장 난 몸’. 정말 오랜만에 장원으로 뽑힌 산문 작품이에요. 학원 가기가 힘겨운 어린이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인데, ‘끼거덕 끼거덕’이라는 창의적인 의태어(움직임을 흉내 낸 말)와 ‘고장 난’이라는 표현을 줄곧 쓰면서 산문 작품임에도 리듬감이 두드러지는 작품이었어요. 학원 때문에 매일이 힘든 어린이의 현실도 잘 녹여냈고요. 지현 학생! 너무나 훌륭한 작품을 보내주어서 고마워요. 

버금상 수상작인 ‘초밥 집에 간 날’도 남다른 시각이 돋보이는 작품! 내 정신을 홀딱 뺏어놓은 맛있는 초밥은 죄수, 그 초밥에 감겨 있는 ‘김’은 수갑, 이들과 함께 입에 들어가 감칠맛을 높여주는 간장이 공범이라니…. 탁월한 시각과 묘사로 읽는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었어요.  

또 다른 버금상 수상작인 ‘김밥’에서 ‘김’은 수갑이 아니라 이불이 되었네요! 어린이들이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하나의 사물은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될 수 있는 거예요. 김밥을 구성하는 재료들을 가족에 비유한 아주 재미난 작품이었어요. 

어린이들이 기다리던 여름방학이 점점 다가오고 있어요. 다가오는 여름, 독자들은 또 어떤 작품들로 어린이동아 취재팀을 감동시킬까요? 기대하고 있을게요!

▶어린이동아 취재팀​

▶어린이동아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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