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도심에 나타난 까마귀가 사람 공격하는 이유는?... 여름엔 예민한 새라고요!
  • 남동연 기자
  • 2024-06-04 12: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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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초등학교에 아이를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이었어요. 까마귀가 날아들어 제 뒤에서 두 차례 위협을 가했습니다.”



지난달 말, 서울 강남구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게시글의 일부예요. 까마귀로부터 공격을 받은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에요. 서울 중랑구의 한 시민도 “까마귀 4∼5마리가 머리 위로 날아들어 위협했다”고 말했지요.



이처럼 최근 도심에서 난데없이 까마귀가 날아들어 사람을 공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요. 소리를 내어 숫자를 넷까지 셀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올 정도로 까마귀는 똑똑한 새로 알려졌는데, 대체 왜 사람을 공격하는 걸까요? 그 이유와 함께 까마귀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방법도 알아보아요. 



도시도 살기 좋네!




큰부리까마귀의 모습. 국립생물자원관 홈페이지 캡처



최근 사람을 공격하는 까마귀는 우리나라의 텃새(철을 따라 자리를 옮기지 않고 거의 한 지방에서만 사는 새)인 큰부리까마귀예요. 몸길이 56.5㎝로 국내 까마귀류 중 가장 크지요. 부리도 성인 엄지손가락 5분의 4 크기로 매우 크고 굵은데다가, 날카롭고 무는 힘이 강하단 특징이 있지요.



원래 큰부리까마귀는 산림이 우거지고 먹거리가 많은 농촌에서 주로 발견됐어요. 하지만 최근 큰부리까마귀의 서식 공간이 농촌에서 도심으로 확대돼 우리가 일상에서 심심찮게 까마귀를 접하게 되는 것으로 보여요.



국립생물자원관의 최유성 연구사는 “과거에 비해 도심 내 숲이 늘어나면서 큰부리까마귀가 둥지를 트고, 먹이를 먹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어요. 큰부리까마귀는 높은 나무에 둥지를 짓는데, 과거 도심에 인공적으로 조성된 공원 내 나무가 많이 자라 거의 숲을 이뤘기 때문에 까마귀가 살기 좋아진 것.



까마귀와 더불어 작은 새들도 도심 숲에 함께 둥지를 트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이 새들의 알과 새끼를 먹는 포식자인 큰부리까마귀의 먹이 활동이 쉬워진 거예요. 길에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도 까마귀의 먹이가 되곤 하고요.



똑똑해도 본성은 못 이겨




도심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뒤통수를 쪼는 까마귀. 사진은 싱가포르에서 보행자를 공격하는 까마귀. 스트레이트 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까마귀 관련 출동 건수는 매년 증가 추세예요. 2020년 19건, 2021년 22건에서 지난해엔 46건으로 늘어났지요. 까마귀로 인한 피해가 늘자 환경부는 지난해 12월엔 큰부리까마귀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요즘 문제되는 것과 달리 큰부리까마귀가 공격성이 높은 새는 아니에요. 오히려 지능이 높고, 기억력도 좋고, 사리 분별을 잘하는 새로 알려졌지요. 그런데 왜 사람을 공격하는 걸까요?



주로 3∼6월은 큰부리까마귀가 번식하는 시기이자 둥지를 옮기는 기간이에요. 심지어 8월 초까지는 새끼의 자립기(의지하지 않고 혼자 살 수 있게 됨)에 해당해서 신경이 날카로워지죠. 즉, 알과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도심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뒤통수를 쪼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거예요. 다른 새도 종종 이런 공격 행동을 보이지만, 큰부리까마귀는 몸이 유독 크기 때문에 이 행동이 더 잘 보이는 거예요.



특히 큰부리까마귀는 자신이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지역에 어린이나 덩치가 작은 여성, 노인이 지나가면 힘을 과시하고자 공격하기도 해요. 번식기가 아니더라도 기억력이 좋기 때문에 과거 본인한테 해코지했던 사람이 지나가면 그 사람을 쪼기도 하지요.



까마귀 지능, 역이용해볼까?




까마귀 공격이 잦은 지역에선 양산, 우산 등으로 머리를 보호하는 것이 좋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서울시는 지난달 29일 ‘큰부리까마귀 피해 예방을 위한 대시민 행동 요령 안내 요청’ 공문을 각 구청에 전달했어요. 각 구청은 까마귀 공격이 잦은 지역에 ‘모자, 양산, 가방 등으로 머리를 보호하기’ 등의 내용이 적힌 현수막과 안내문을 설치할 예정. 최 연구사는 “큰부리까마귀도 사람을 무서워해서 정면이 아니라 몰래 와서 뒤통수를 쪼고 도망가기 때문에 양산 등으로 머리를 보호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라고 말했어요.



큰부리까마귀는 5m 이상의 나무에 숨겨서 둥지를 트기 때문에 사람이 둥지를 보고 피하긴 어려워요. 주변을 살피다 까마귀가 보인다면 번식기에는 길을 돌아가는 게 가장 좋고, 혹여나 까마귀가 쫓아온다면 빠르게 달려서 도망가야 해요. 둥지에서 일정 거리 이상 멀어지면 더 이상 쫓아오진 않기 때문에 그 자리를 벗어나면 공격당할 확률이 줄어든다고.



전문가들은 까마귀의 지능을 역이용해 미리 대비한다면 까마귀 번식기에 시민들이 입는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해요. 최 연구사는 “까마귀가 번식기에 사람을 공격하는 지역이 도심 한복판이라면 비번식기인 겨울에 그 장소가 편하지 않도록 방해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어요. 겨울철에 서식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면, 똑똑한 까마귀가 이를 기억해뒀다가 번식기에 둥지를 트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어린이동아 남동연 기자 nam0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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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동1
    • studyking   2024-06-08

      까마귀들은 똑똑하지만 도시에서 나무가 생겨 까마귀들이 도시에서 번식하여 사람들을 공격하고 있는데, 정부에서 배포한 까마귀로부터 자신의 몸을 지켜야겠습니다.

    • 어동1
    • ben080801   2024-06-05

      까마귀가 인간을 공격하다니 시기하기도하고 조금은 무섭네요 저도 까마귀한테 공격 받지 않도록 조심하고 달려들면 맞서싸워야 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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