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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떨어진 음식 '5초' 안에 먹는다고? NO!
  • 전선규 기자
  • 2024-05-23 13: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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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위생과 시간은 어떤 관계?

바닥에 음식을 떨어뜨렸을 때 “1, 2, 3…!” 하고 시간을 잰 뒤 재빨리 집어 입에 넣은 적 있나요? 언젠가 한 번쯤 들어본 ‘5초 법칙’ 때문일 거예요.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5초 안에 주워 먹으면 위생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는 바로 그 ‘5초 법칙’ 말이지요.


하지만 영국 출신 의사 서메드 머저 박사가 최근 이를 부정하며 “떨어진 음식을 5초 안에 먹어도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해 화제예요. ‘5초 법칙’이 등장하게 된 연구들을 살펴보며 세균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 음식을 안전하게 먹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아요. 



‘5초 법칙’의 시작은 호기심!



영국 출신 서메드 머저 박사는 바닥에 떨어진 음식이라면 주의가 필요하다고 최근 경고했다. 디저트뉴스 홈페이지 캡처



‘5초 법칙’은 미국의 호기심 많은 고등학생으로부터 시작됐어요. 2003년 미국 시카고 출신 질리언 클라크가 실험을 통해 표면이 거친 바닥보다 매끄러운 바닥에서, 쿠키보다 곰 모양 젤리에 더 많은 세균이 옮겨 붙으며 이것이 모두 5초 안에 이뤄진다는 사실을 밝혔지요. 이 실험은 기발함을 인정받아서 재치 있는 연구나 업적에 주어지는 이그노벨상을 2004년 수상했어요.


2007년 미국 클렘슨대 폴 도슨 교수 연구진은 클라크의 연구를 발전시켰어요. 연구진은 음식의 습기에 따라 바닥에 있는 세균이 얼마나 빨리 옮겨 붙는지 실험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응용미생물학 저널에 발표했어요. 바닥에 음식이 오래 머물수록, 건조한 빵보단 습기 있는 소시지에 달라붙은 세균의 양이 훨씬 많았지요. 2016년 미국 럿거스대 도널드 샤프너 교수 연구진은 음식이 바닥에 닿는 즉시 수많은 박테리아가 달라붙는다는 실험 결과를 통해 중요한 건 시간이 아닌 ‘수분’이라며 5초 법칙을 부정하기도 했어요.


반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소속 과학자들은 2016년 한 과학 채널에서 박테리아의 이동 속도가 달팽이 이동 속도의 67분의 1수준인 만큼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재빨리 집을수록 덜 오염된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다만 습도가 높으면 그 속도가 빨라지고 바닥에 따라 접촉 면적이 달라질 순 있다고 밝혔지요.


하지만 최근 머저 박사는 ‘5초 법칙’에 대한 실험 결과를 공개하며 식중독이나 세균성 장염을 일으키는 해로운 박테리아들은 음식이 바닥에 떨어뜨리는 즉시 99%나 옮겨진다고 경고했어요. 결국 5초 법칙은 비교적 깨끗한 환경에선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되도록 떨어진 음식은 먹지 않는 게 좋다는 의견이 대부분인 거예요.



파리 앉았던 음식은 먹어도 될까?



파리가 음식에 침을 뱉어 분해한 뒤 이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모습을 구현한 것으로, 사진 속 초록색은 파리가 뱉은 침에 해당한다.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최근 온라인에선 파리가 음식에 앉았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려주는 영상이 큰 관심을 받았어요.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파리가 음식을 먹는 과정을 나타낸 영상과 이를 접한 사람들의 반응을 기사로 전했지요.


이빨이 없어 음식을 씹어 먹을 수 없는 파리는 음식물 표면에 침을 뱉어 분해한 뒤 이를 스펀지 같은 입으로 빨아들여 먹어요. 파리들은 더럽고 불쾌한 온갖 것들과 접촉하기 때문에 우리가 먹을 음식에 앉는다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기생충 등을 옮길 수 있지요.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3개 대륙의 집파리와 검정파리에서 수백 종의 박테리아가 발견됐으며 이중 일부는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어요.


해당 영상을 본 사람들은 음식에 앉은 파리를 ‘5초 안에’ 내쫓는다면 문제가 없는지 궁금해 했어요. 이에 대해 호주 시드니대 카메론 웹 박사는 “파리가 음식을 더럽히고 균을 옮길 수 있는 건 분명하지만, 파리가 한 번 앉은 음식을 먹는다고 건강한 사람이 병에 걸리진 않는다”고 설명했어요. 큰 위험은 없더라도 파리가 앉았던 부분을 제거하고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죠?



들어는 봤나, ‘볶음밥 증후군’



조리된 음식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을 때에도 약 74도 이상이 돼야 식중독 균을 없앨 수 있다. 뉴욕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땅에 떨어지거나 파리가 앉지 않았어도 음식이 박테리아에 감염될 수 있어요. 조리된 음식을 상온(자연 그대로의 기온으로, 보통 15도 정도)에 내버려 둔 뒤 나중에 먹으면 바실러스 세레우스라는 균에 감염되는 식중독에 걸릴 수 있어요. 이를 ‘볶음밥 증후군’이라고 해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미국에선 매년 이 균과 관련된 질병이 약 6만3400건이나 보고돼요. 세레우스 균은 밥과 삶은 감자 등 탄수화물이 풍부한 식품에서 잘 번식해요. ‘볶음밥 증후군’이란 이름도 볶음밥에 쓰이는 찬밥이 해당 균이 늘어나기 적합하다는 데서 나왔지요.


따라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밥을 상온에서 2시간 이상 방치하면 안 돼요. 밥을 지으면 밥통이나 냉장고에 보관해야 하며 밀폐된 용기에 냉장 보관하더라도 3∼4일 이내에 먹는 것이 좋지요. 파스타 같은 곡물 음식도 조리 이후에는 냉장 보관해야 하는 점을 꼭 기억하자고요!


▶어린이동아 전선규 기자 3q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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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동1
    • studyking   2024-05-27

      장난삼아 떨어진 음식을 짧은 시간 안에 주워 먹으면 괜찮다고 했던 경험이 있는데 이 기사를 통해 그런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 행동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유익한 기사 감사합니다.

    • 어동1
    • jisung0613   2024-05-25

      나도 초등학교 때 떨어진 음식을 5초안에 먹으면 된다고 들어 괜찮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렇지 않다고 하니 떨어진 음식은 먹지 말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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