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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종이접기로 사람 목숨도 구해요

기자  |   2016-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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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지 뱃속에서 꺼내주는 ‘종이접기’ 로봇 개발

의료용으로 제작된 ‘종이접기 로봇’. MIT 뉴스 캡처
 
 

종이 한 장을 접어 종이학도 만들었다가 비행기도 만드는 놀이인 종이접기. 어린이들의 창의력과 논리력을 키워주는 놀이로만 알려졌던 종이접기의 기술은 알고 보면 과학·의료 분야에서 활발히 응용되어 왔다.

 

과학·의료 분야에서 종이접기가 사용된 이유는 뭘까? 기존 무게나 재질은 유지되지만 접는 방법에 따라 물체의 크기를 키웠다가 줄이며 모양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크기가 작아지도록 물체를 잘 접어 운반했다가, 필요할 때 활짝 펼치는 등 쉽게 모양을 바꿔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MIT 연구진이 개발한 ‘종이접기 로봇’
 
 

몸속으로 쉽게 쏙

 

종이접기 원리를 이용해 의료용 기기가 사람의 몸속에 쉽게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접혔다가 몸속에서는 펼쳐지며 제 역할을 하는 기술이 의료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이 종이접기 원리를 이용해 몸속에서 움직이며 실수로 삼킨 동그란 리튬 건전지를 찾아내는 초미니 로봇을 발명했다. 엄지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이 로봇은 ‘종이접기 로봇’이라 불린다.

 

이 로봇은 쉽게 수축(부피나 규모가 줄어듦)됐다 펴지는 물질로 이뤄진 껍질이 아코디언처럼 접힌 채 작은 자석을 감싸고 있는 형태. 사람이 쉽게 삼킬 수 있는 크기로 접혀졌다. 이 로봇이 들어있는 캡슐을 삼키면 위에서 캡슐은 녹아버리고 그 안에 있던 로봇만 남게 된다.

 

외부에서 로봇의 자기장(자석의 힘이 미치는 공간)을 조절하면 접혀있던 껍질을 활짝 펼쳐 크기를 키울 수 있다. 그 뒤 다양한 모양으로 접혔다 펴졌다를 반복하며 위 안에서 움직이면서 건전지를 찾아내도록 설계됐다. 1초당 4㎝를 파닥거리며 경사면을 오르기도 하고, 자신(0.33g)보다 무거운 건전지도 운반한다.

 

혈관이 좁아지는 병에 걸린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 혈관에 스텐트(혈관에 삽입돼 혈관을 넓혀주는 물체)를 삽입할 때도 종이접기가 응용된다. 2003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 연구팀은 작게 접힌 스텐트를 만들었다. 간단히 혈관 내부에 이 스텐트를 넣은 뒤 외부에서 약 3배 크기로 펼쳐져 기능하도록 조절했다.

 

태양 전지판’ 모델을 접어 부피를 줄이는 모습. NASA
 
 

우주에서 활짝

 

종이접기는 특히 우주과학 분야에서 활발히 쓰인다. 큰 물체를 작게 접어 우주까지 쉽게 운반한 뒤 사용할 수 있는 덕분이다.

 

1995년 일본 천체물리학자 코료 미우라 교수가 설계한 접이식 태양전지판도 종이접기를 이용했다. 인공위성에 달려있는 태양전지판은 태양에너지를 전기로 바꿔 인공위성이 움직이게 하는 장치. 인공위성이 갑자기 멈추는 일이 없이 안정적으로 움직이려면 큰 태양전지판을 통해 많은 양의 태양에너지를 모으는 일이 필요하다.

 

종이접기를 이용한 ‘스타쉐이드’의 모습 상상도
 
 

그러나 인공위성보다 큰 태양전지판을 망가뜨리지 않고 우주로 보내기는 어려웠다. 미우라 교수는 태양전지판의 가로·세로에 주름을 넣은 뒤 접어 크기를 줄인 후 우주로 날려 보냈다. 이 태양전지판은 우주에서 원래 크기로 펼쳐지는 데 성공했다. 2014년에는 이런 원리를 응용해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5m 너비의 태양전지판을 10분의 1정도인 2.7m 너비로 접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NASA는 밝은 빛을 가리는 ‘스타쉐이드(Starshade)’를 만드는 데도 종이접기 기술을 활용할 예정. 먼 곳의 외계행성을 찾는 우주망원경은 종종 주변의 밝은 별 때문에 관측이 어렵다. 별의 빛을 차단하려면 거대한 스타쉐이드가 필요한데 이것을 작게 접어 우주로 이동시킨 뒤 펼쳐서 쓰겠다는 것.

 

▶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이채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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