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키워드] 불임 모이


비둘기, 거위 등 일부 새가 먹을 경우 알을 낳지 못하게 되는 모이(새의 먹이). 해외 몇몇 국가에서는 개체 수가 지나치게 많아 생태계를 위협하고 인간에게 해를 끼친다고 판단될 때 번식(붇고 늘어서 많이 퍼짐)을 하지 못하도록 비둘기에게 불임 모이를 주기도 해요. 


서울 도심의 아스팔트에 고인 물을 마시고 있는 비둘기들. 동아일보 자료사진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전원이 참석하는 정식 회의)에서 통과된 가운데 최근 일부 동물단체가 이에 반발하는 모습입니다. 이들은 비둘기에게 불임 모이를 주는 방식으로 개체 수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를 두고 찬반 논란이 일어요.

도심에서 비둘기가 만든 배설물이 시설물을 오염 및 부식(금속이 바스러짐)시키는 바람에 비둘기는 골칫거리가 되고 있어요. 환경부는 지난 2009년 비둘기를 유해(해로움이 있음) 야생동물로 지정해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지요.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며 개체 수를 줄이는 데 방해가 되는 행동을 하기도 했어요. 이를 막기 위해 지난해 12월 국회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고친 안건)을 통과시켰는데, 이 개정안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조례(지방자치단체 의회의 의결을 거쳐 지방의 사무에 관해 만드는 법)를 통해 유해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이를 두고 일부 동물단체는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못하게 된다면 비둘기는 굶어 죽고 말 것”이라며 “야생동물과 함께 살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어요. 이들은 비둘기를 굶기는 것보다는 불임 모이를 주는 정책을 시행해 비둘기의 개체 수를 조절할 수 있다고 주장해요. 그러면서 스페인의 한 도시에서는 불임 모이를 주는 정책을 통해 비둘기의 개체 수를 55% 줄였다고 전했지요.

하지만 정부와 일부 전문가들은 불임 모이를 비둘기가 아닌 다른 새, 동물이 먹을 경우 생태계가 교란(어지럽고 혼란하게 함)될 수도 있다며 우려하는 모습이에요.​


▶어동이: 비둘기에게 불임 모이를 주는 정책에 찬성해. 비둘기의 개체 수가 지나치게 많아서 인간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야. 그렇다고 해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못하게 하면 비둘기는 굶어 죽고 말거야. 따라서 살아 있는 비둘기를 죽게 만드는 것보다는 비둘기가 더 이상 번식을 하지 못하게 불임 모이를 주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해. 비둘기가 자손을 퍼뜨리지 못하게 되면서 개체 수가 자연스럽게 조절되는 효과가 있을 거야. 현재 남아 있는 비둘기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어솜이: 비둘기에게 불임 모이를 주는 정책에 반대해. 불임 모이를 제공하면 비둘기뿐 아니라 다른 새들도 몰려올 가능성이 높아. 알다시피 모든 새가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야. 일부 새들은 해로운 곤충을 잡아먹는 등 오히려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새도 있어. 이런 새들도 불임 모이를 먹게 되어 개체 수가 줄어들면 생태계에 불균형이 생길 거야. 이로 인해 또 다른 해로운 동물이 번성(성하게 일어나 퍼짐)하게 될 우려가 있어. 따라서 불임 모이를 주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

[어동 찬반토론] 어동이와 어솜이의 주장 중 누구의 주장에 동의하나요? 내 생각을 4월 9일(화)까지 어린이동아 온라인 카페의 ‘어동 찬반토론’ 게시판에 올려주세요. 가장 논리적으로 주장을 편 어린이들의 의견을 뽑아 지면에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