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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탈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턱 분리되는 탈로 못된 양반 비판!

권세희 기자  |   202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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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실덩실’ 탈(가면)을 쓰고 춤을 추는 우리나라의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장부나 대장에 올림)됐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모로코 라바트에서 열린 ‘제17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 위원회’에서 ‘한국의 탈춤’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가 최종 결정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총 22건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가지게 됐다. 유네스코는 세계 각국의 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각국의 문화유산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하고 있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는 우리나라의 탈춤이 강조하는 보편적 평등의 가치와 신분제 사회에 대한 비판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탈춤의 등재를 맞아 우리나라 탈춤의 특징을 살펴보자.


지역마다 다른 탈춤


봉산탈춤의 모습. 문화재청 제공


통영오광대놀이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통영시 공식블로그 캡처

탈춤은 공연자가 탈을 쓰고 공연을 하고 이를 보는 관객들도 한 마당에서 어울려 즐기는 놀이다. 탈춤에는 조선시대의 신분제를 고발(잘못이나 비리를 드러내 알림)하고 비판하는 내용이 주로 담겼다. 신분제 사회에서 고달프게 살아가는 백성들의 삶이 탈춤에 녹아 많은 공감을 얻으며 민중 문화(민중이 중심이 돼 창조하고 공유하는 문화)로 자리 잡은 것.

대표적인 탈춤으로는 △경상북도 안동 ‘하회 별신굿 탈놀이’ △함경도 ‘북청 사자놀음’ △황해도 ‘봉산탈춤’, ‘은율 탈춤’ △경상남도 ‘통영 오광대놀이’ 등이 있다.

탈춤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봉산탈춤은 황해도 봉산 지방에 전해져 내려오는 탈놀이다. 신임 사또의 부임(임명이나 발령을 받아 근무할 곳으로 감)을 축하하는 관아(나랏일을 처리하던 곳)의 행사는 물론 중국 사신(외국에 사절로 가는 신하)을 맞을 때도 이 탈춤이 행해졌다. 봉산탈춤에선 장삼(품과 소매가 넓고 길이가 긴 웃옷) 소매를 휘어잡거나 손목에 끼는 한삼을 경쾌하고 빠르게 굽혔다 펴는 춤이 특징이다.

하회 별신굿 탈놀이는 경북 지역의 자생적(저절로 나거나 생김) 탈놀이로 경북 안동에 있는 하회 마을에서 전해진다. 하회 별신굿 탈놀이는 마을에서 벌인 의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마을의 공동 제사로 마을신에게 예를 갖추고 풍년(수확이 많은 해)을 비는 의식인 ‘별신굿’을 할 때 탈놀이를 벌인 것. 풍년을 비는 의식이었던 만큼 주로 농민들이 이 탈놀이를 담당했다. 하회 별신굿 탈놀이에는 나쁜 행동을 일삼는 양반과 선비, 승려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인의 표정이 쏙


하회탈의 모습.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 캡처


통영오광대탈의 모습

서방 국가에서는 깃털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가면을 썼다면, 우리나라의 탈은 사람들 특유의 표정을 가졌다. 아울러 전국적으로 다양한 탈춤이 퍼졌기 때문에 각각의 지역 특색에 맞는 탈이 제작됐다는 것이 흥미롭다.

‘하회탈’은 고려 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탈로, 현존(현재 존재함)하는 가장 오래된 탈놀이 가면이다. 극중 역할에 따라 약 11종류의 하회탈이 전해지는데, 이 가운데 양반, 백정(소나 돼지 등을 잡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 등을 표현하는 탈은 턱 부분이 분리되는 형태를 가졌다. 각도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턱으로 극의 진행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드러낼 수 있다. 이 덕분에 생동감을 줘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런 형태의 하회탈은 전체 얼굴을 먼저 만들고, 이후 턱 부분을 따로 분리해 노끈으로 턱과 얼굴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봉산탈’에는 서방님, 종갓집 도령 등 양반탈이 많은데, 모두 입이 찢어지거나 비뚤어진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나쁜 일을 일삼는 양반들을 풍자하는 의미가 탈의 생김새에도 녹아든 것이다.

둥그런 얼굴형에 한쪽은 붉은색, 다른 한쪽은 흰색으로 칠한 탈은 ‘홍백탈’. 이 탈은 경남 통영 지방에서 탈놀이를 할 때 쓰인 ‘통영오광대탈’ 중 하나다. 통영오광대탈은 오락적 성격이 포함된 통영 오광대놀이의 특색에 따라 독특하고 창의적인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어린이동아 |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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