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의 한 공원을 찾은 사람들의 모습. 블룸버그통신 홈페이지 캡처
지난 2월부터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의 인구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 경제 전문 매체 블룸버그통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1일 기준 러시아 인구는 올해 초에 비해 47만여 명이 감소해 약 1억 4510만 명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련(현재의 러시아)이 붕괴된 1991년의 인구인 약 1억 4830만 명에 비해 320만 명 줄어든 규모다.
러시아는 과거 소련 시절 인구 수 약 3억 명에 달하는 인구 대국이었지만 2차 세계대전 때 전체 인구의 10% 이상을 잃었고, 소련 붕괴 이후에도 인구 위기를 겪어왔다. 지난 10년 간 가임기(임신이 가능한 기간) 여성의 수가 3분의 1로 줄면서 심각한 인구 위기 조짐을 겪어온 것.
역사적으로 전쟁이 발발하면 전사자(전쟁터에서 죽은 사람) 등이 많이 발생해 인구가 감소하는데, 러시아의 경우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인해 정세가 불안해 출산을 기피하는 부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러시아에서 동원령(전쟁 등의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병력이나 군수 물자 등을 모으는 명령)이 내려진 이후 징집(병역 의무자를 불러 모음)을 피하려는 남성들의 해외 도피도 이어지면서 인구 위기가 더욱 심화하고 있다.
모스크바 가이다르 연구소의 인구통계 전문가인 이고르 예프레모프는 “앞으로 몇 달 간 군사 작전이 계속된다면 러시아의 내년 출생아 수는 120만 명 이하에 그칠 것이다”면서 “이는 러시아 현대사 사상 가장 낮은 수치”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경제학자 알렉산드르 이사코프는 “러시아의 인구는 감소해왔는데 전쟁이 이민, 출산율 저하, 전사자 등을 낳아 감소폭을 더 키워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 뼘 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한 이유가 인구 늘리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과거부터 인구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0년 한 연설에선 “러시아의 운명은 아이가 몇 명 태어나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하고, 다양한 출산 유도 정책을 펼치고 있지요.
일본 일간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유가 ‘인구 때문’이라는 분석을 지난 5월 내놓기도 했는데요.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해 러시아 인구를 늘려 과거 인구 대국의 명성을 되찾으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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