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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치곤란 CD 대신 ‘친환경 앨범’ 발매하는 케이팝 가수들

장진희 기자  |   2022-07-21

처치곤란 CD 대신 디지털 파일로!

“친환경적으로 ‘덕질’(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것)할 순 없나요?”

케이팝 가수들이 팬들의 이 같은 요구에 답하고 있다. 새로운 앨범을 발매할 때 멤버들의 포토카드나 팬 사인회 참석권을 무작위로 끼워 파는 관행(오래전부터 해 오는 대로 함)을 중단하는 모습이다.


케이팝 아이돌의 소속사는 그동안 앨범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전략을 썼지만 최근에는 환경에 부담을 준다는 지적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신 폐기물을 적게 발생시키거나 친환경적인 소재로 제작된 앨범을 내놓고 있다.



방탄소년단 멤버인 제이홉이 ‘잭 인 더 박스’ 앨범을 발매한다. 빅히트 뮤직 제공



플라스틱 ‘CD’ 쏙 빼고∼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제이홉은 첫 솔로 앨범인 ‘잭 인 더 박스(Jack In The Box)’를 발매할 예정인 가운데 ‘CD 없는 앨범’이라고 최근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뮤직비디오와 수록곡은 이미 공개됐다. CD 플레이어가 자취를 감춘 현실을 반영해 처치 곤란인 CD를 포함한 실물 앨범을 발매하는 대신 음원과 사진을 디지털 파일로 내려 받을 수 있게 한 것. BTS의 소속사인 하이브의 글로벌 팬덤 플랫폼인 ‘위버스’가 제작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CD의 주요 소재는 폴리카보네이트라는 특수 플라스틱. CD를 구매하고도 팬들은 정작 음악을 즐길 때는 스트리밍(음악, 동영상 파일을 실시간으로 재생함)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일부 케이팝 팬들은 CD 없는 음반을 발매해달라고 요구해왔다. CD가 그냥 버려지거나 방치되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이에 제이홉이 시도하기 전에도 국내외에서 CD가 없는 형태의 앨범을 발매하는 사례는 있어 왔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우리나라의 대중음악 차트인 써클차트(옛 가온차트)는 ‘친환경 차트’를 마련한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친환경 앨범을 제작·발매한 가수가 이 차트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방식이다. 환경에 부담을 덜 주는 방식으로 제작된 앨범이 케이팝 시장에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이돌 그룹 NCT 드림이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8회 드림콘서트’에서 공연 중이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생물 다양성 존중해요”


친환경 소재로 앨범을 제작하기도 한다. 아이돌 그룹 NCT의 유닛그룹(아이돌 그룹 멤버 중 일부를 별개로 활동하도록 만든 그룹)인 NCT 드림(DREAM)은 지난 5월 공개한 정규 2집 리패키지(이미 발표한 음반에 새로운 노래 등을 추가해 다시 내놓음)인 ‘비트박스(Beatbox)’ 앨범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의 인증을 받은 용지를 활용했다. 비영리단체인 FSC는 생물의 다양성을 지키는 방식으로 생산된 종이 등에 친환경 인증을 부여한다.


NCT 드림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자연에서 쉽게 분해되는 콩기름 잉크와 휘발성 유기 화합물을 배출하지 않는 UV 코팅 방식을 적용해 음반 제작에 따른 환경오염을 줄였다”고 밝혔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의 리더인 나연이 솔로 데뷔를 기념해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뉴시스



태양광 에너지로 제작된 앨범?


국내 3대 기획사 중 하나인 JYP엔터테인먼트는 한국형 ‘RE100’을 실천했다.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의 줄임말로 기업
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 에너지로 대체하는 캠페인을 뜻한다.


현실적으로 기업이 전력 사용량을 100% 재생 에너지로 대체하기는 어렵다. 이에 JYP는 2021년 한 해 동안 사용한 전력량에 해당하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전국의 14개 태양광 발전소에서 구매하는 방식으로 RE100을 달성했다. JYP는 지난달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재생 에너지 사용확인서를 발급받았다. 
JYP 소속 가수들은 간접적으로나마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바탕으로 앨범 활동을 한 셈이다.

▶어린이동아 |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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