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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뉴스]

영화 '와일드 로봇'처럼 동물의 특성 쏙쏙 빼낸 기기들... 고양이 눈 본뜬 카메라로 찰칵

김재성 기자  |   2024-10-10


지난 1일 개봉한 영화 ‘와일드 로봇’의 공식 포스터.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로봇이 배송 과정에서 태풍을 만나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섬에 ‘뚝’하고 떨어졌어요. 지난 1일 개봉한 영화 ‘와일드 로봇’의 이야기. 인간 가정에 맞게 설계된 로봇 ‘로즈’는 거친 자연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주변 야생동물을 분석하고 따라하지요.



동물은 오랜 시간 진화를 거치며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의 특성에 알맞게 적응하는데요. 과학자들은 어떤 동물의 신체 특성에 주목한 다음 과학 기술로 실현하기도 해요. 영화 ‘와일드 로봇’의 로즈처럼 동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은 첨단 기기들을 소개합니다.



카메라 조리개가 세로로 긴 이유는?




고양이의 동공은 사람의 동공과는 달리 세로로 긴 형태이다




일반 카메라로 본 시야(왼쪽)와 고양이의 눈으로 본 시야를 구현해 비교한 그림. 고양이의 눈으로 볼 때는 초점이 맞은 물체 이외의 배경은 비교적 흐릿하게 보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GIST 제공



우리나라 연구진들이 고양이의 눈을 그대로 모방(다른 것을 본받음)해 뛰어난 성능을 가진 카메라를 최근 개발해 화제가 됐어요.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송영민 교수팀과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김대형 교수팀으로 이루어진 공동 연구팀은 고양이의 눈 구조와 그 특성을 분석했어요. 고양이 눈을 자세히 보면 동공(눈알의 한가운데에 있는, 빛이 들어가는 까만색 부분)이 세로로 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거예요. 이를 ‘수직 동공’이라고 하는데요. 수직 동공을 가진 동물이 세상을 볼 때는 보려고 한 지점은 선명하게 보이고 나머지 부분은 상대적으로 흐리게 보여요.



연구팀은 이러한 특성에서 실마리를 얻어 기존 카메라의 원형 조리개(눈의 동공에 해당하는 사진기의 부품) 대신 세로로 긴 모양의 조리개를 이용했어요. 이 덕분에 연구팀이 개발한 카메라는 배경과 찍고자 하는 물체를 기존의 카메라보다 효과적으로 구분할 수 있게 됐지요.



어두운 환경에서 고양이의 눈이 ‘번쩍’하고 빛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나요? 이는 눈 안에 있는 ‘반사판’인 ‘휘판’ 때문인데요. 연구팀은 어두운 환경에서도 잘 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하는 휘판을 카메라에 장착했고, 주변 환경에 영향을 덜 받는 카메라를 완성할 수 있었어요.



연구를 이끈 송 교수는 “(이번 연구가) 자율주행 자동차, 드론, 감시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어요.



오징어처럼 헤엄치는 로봇




연구진이 개발한 로봇이 대형 수족관에서 움직이고 있다. 유나이트 에이아이 홈페이지 캡처



뼈가 없는 연체동물인 오징어는 어떻게 물속에서 재빠르게 움직일 수 있을까요? 핵심은 오징어 머리 주변에 있는 관인 ‘누두’에 있어요. 오징어는 몸통을 감싸는 기관인 외투막 속으로 물을 흠∼뻑 흡수한 뒤, 누두를 통해 배출해요. 그러면 순간 바닷물을 밀어내는 힘이 발생하고, 오징어가 이 힘의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게 돼요. 오징어는 이 과정을 반복하며 움직이는 것.



마이클 톨리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 기계항공공학과 교수팀은 오징어와 같은 원리로 헤엄치는 로봇을 개발한 바 있어요. 이 로봇의 겉면은 오징어 몸통처럼 탄성이 있는 부드러운 재질로 만들어져 물을 많이 머금을 수 있지요. 로봇은 잔뜩 머금은 물을 내뿜어 발생한 힘을 바탕으로 헤엄쳐요. 오징어가 움직이는 원리와 똑 닮았지요?



연구진은 바닷속 탐사(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샅샅이 조사함)를 위해서 로봇을 제작했다고 밝혔는데요. 수중 탐사를 할 때는 부드러운 로봇을 사용하는 것이 물고기와 산호에게 더 안전하답니다. 단단한 로봇이 생물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부드러운 재질을 가진 로봇일수록 속도가 느리다는 한계가 있었는데요. 해당 연구팀은 부드러운 로봇 몸체가 가지는 단점을 오징어 헤엄 방식의 빠른 속도로 극복해낸 거예요. 이 로봇은 초당 약 18∼32㎝의 속도로 움직여 기존의 부드러운 로봇보다 빠른 속도를 냈어요.



▶어린이동아 |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어린이동아 | 양지원 기자 edujion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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