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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뉴스]

비버가 홍수 키웠다? 폴란드 총리 ‘비버와의 전쟁’ 선포에 논란

남동연 기자  |   2024-09-29


최근 폴란드에 홍수가 발생한 모습. 폴란드 소방당국 제공




비버는 나무를 이용해 물가에 집을 짓는다. BBC 사이언스 포커스 매거진 홈페이지 캡처



최근 폴란드, 체코, 루마니아 등 유럽 중동부에서는 폭풍 보리스로 인해 대형 홍수가 일어났어요. 영국 BBC에 따르면 이례적인 홍수로 유럽에서 최소 24명이 숨졌지요. 이런 가운데 최근 폴란드의 도날드 투스크 총리가 홍수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동물 ‘비버’를 지목해 논란이 일어요.



미국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투스크 총리는 “때로는 동물에 대한 사랑과 마을의 안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며 “정부는 안전을 위해 비버에 대한 모든 조치를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어요. 현재 유럽 전역에는 120만 마리가 넘는 비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투스크 총리의 발언은 비버 사냥을 허용한다는 뜻으로 해석돼요.



‘집 짓기 대장’이라고도 불리는 비버는 곰이나 늑대 등의 포식자(다른 동물을 먹이로 하는 동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나무를 이용해 물가에 커다란 집을 지어요. 총리는 이를 문제로 지적한 것. 비버가 집을 지으며 주변에 땅굴을 파기 때문에 강둑(강물이 넘치지 않게 하려고 쌓은 둑)이 약해진다는 거예요. 땅굴에 물이 스며들며 강둑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



환경생물학자들은 “투스크의 발언은 말도 안 된다”며 “비버를 홍수의 원인이자 희생양으로 찾은 것뿐”이라고 비판했어요. 또한 “독일 바이에른 주에서는 비버의 집이 수년 동안 홍수로부터 마을을 보호해 줬다”고 말했어요. 비버가 홍수의 원인이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홍수가 일어났을 때 비버가 지은 집이 물을 가두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거예요.



[한 뼘 더] 생태계 엔지니어라고 불러줘!



영국 환경청에 따르면 비버는 다양한 생물에게 서식지를 제공하는 ‘핵심종’이에요. 핵심종은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생물을 말하는데요. 비버가 집을 지으며 만들어진 댐, 웅덩이 등 변화된 환경에서 식물, 곤충, 양서류, 파충류, 포유류 등이 살게 된 것. 영국 환경청은 “사람을 제외한 다른 동물은 주변 환경을 이렇게 극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밝혔어요.



▶어린이동아 | 남동연 기자 nam0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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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동1

    studyking 2024.09.30

    사람들의 안전불감증, 책임 회피로 인해 발생되었을 수도 있는데 홍수의 책임을 비버에게만 묻는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버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전에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의 일을 해내고 있는지부터 반성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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