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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사설]

전기차 화재에 지하 주차장 쑥대밭… 시한폭탄 안은 아파트

김재성 기자  |   202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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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지난 2일 오전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등 관계자들이 화재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인천=뉴시스


[1]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벤츠 전기차 1대가 폭발해 주변에 주차된 차량 140여 대가 불에 탔고 주민 120여 명이 대피하는 사고가 발생했어요. 주차장 천장 배관(이어서 배치된 관)이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등 건물도 무사하지 못했지요. 그 여파(어떤 일이 끝난 뒤에 남아 미치는 영향)로 4일째 아파트 5개 동 480여 가구의 전기와 수도 공급이 끊기면서 무더위 속에 주민들이 인근 행정복지센터에서 이재민(재해를 입은 사람) 생활을 하고 있어요. 1대의 전기차 화재로 대형 사고나 자연 재난 상황에 버금가는 피해가 발생한 것이에요.


[2] 이번 화재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처럼 폐쇄적인 공간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줬어요. 전기차가 다른 차보다 화재 발생 빈도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한 번 불이 붙으면 *‘열폭주’ 현상이 일어나 대형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요.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는 불이 나면 순식간에 온도가 1000도까지 오르고, 산소와 가연성(불에 잘 타는 성질) 가스가 배출돼 진화(불을 끔)가 어려워요.


[3] 아파트 지하 주차장은 층고(층과 층 사이의 높이)가 낮고, 차들이 밀집한 비좁은 공간이에요. 이번 화재 때도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었고, 불이 난 전기차를 물에 담그는 이동식 수조도 펼칠 수 없어 무용지물(쓸모없는 물건)이었어요. 이 때문에 불을 완전히 끄기까지 8시간이 넘게 걸렸어요. 환기가 되지 않는 지하 주차장 특성상 전기차 화재 시 배출되는 가연성 가스 등이 잘 빠져나가지 않는 것도 문제예요.


[4] 우리나라 도심지 약 70%가 아파트이고 지상 주차장을 없애는 추세예요. 언제든지 청라 아파트 사고와 비슷한 지하 주차장 내 전기차 화재가 다시 발생할 수 있어요. 자칫 대규모 인명 피해도 우려돼요. ㉠하지만 소방당국은 가능하면 지상 주차장에 충전기를 설치하라고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권고를 하고 있을 뿐 지하 주차장 안전 규제는 거의 공백(비어 있음)인 상태예요. 미국화재예방협회(NFPA) 등 해외에서는 충전 시설을 전기 케이블 등 위험 시설과는 충분한 거리를 두고 설치하도록 했고, 지하 환기 시설과 단열재(보온을 하거나 열을 차단할 목적으로 쓰는 재료)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등 꼼꼼히 규제하고 있어요.


[5] 전기차 보급 속도가 빨라지면서 지난해 전기차 화재가 72건으로 2021년(24건)에 비해 3배 늘었어요. 전기차 보급에 속도를 내느라 안전은 ㉡뒷전이었던 것은 아닐까요? 불이 난 전기차에 덮어 산소를 차단하는 질식소화덮개나 이동식 수조 등 전기차에 맞는 화재 진압 장비 보급도 서둘러야 해요.


동아일보 8월 5일 자 사설 정리




▶어린이동아 |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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