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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개발은 AI한테 맡기세요... 입맛까지 사로잡는 생성형 AI

남동연 기자  |   2024-07-21

새로운 음식 메뉴를 개발할 땐 소비자의 입맛도 사로잡고 영양 균형도 맞추기 위해 제품 개발자들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지요. 최근에는 이 과정에 인공지능(AI)이 투입되며 톡톡한 활약을 펼치고 있어요. 얼마 전엔 아이스크림 브랜드 배스킨라빈스의 신메뉴가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의 추천을 받아 만들어지기도 했지요. AI 덕분에 앞으로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때 들이는 시간이 대폭 줄어드는 건 물론 음식물 잔반(먹고 남긴 것)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요. AI가 우리의 입을 어떻게 사로잡고 있는지 살펴봅시다.



재료 추천부터 제품 디자인까지 전부 다~ 




이미지 생성 AI를 활용해 캔 디자인을 하는 화면. 비비 콜라 홈페이지 캡처




비비 노바의 재료, 이름, 캔 디자인까지 전부 AI가 해냈다



“건강에 좋은 재료로 비건 음료(채소나 과일 등이 들어간 음료)를 만들려고 해. 그 방법을 알려줄래?”



스위스의 음료 제조업체 비비 콜라(Vivi Kola)는 오픈 AI의 챗GPT에게 이렇게 물었어요. 이후 단 이틀 만에 신제품 비비 노바(Vivi Nova)가 탄생했지요.



미국의 식품전문지 푸드네비게이터에 따르면 비비 콜라는 챗GPT에 당(단맛이 있는 탄수화물)이 적게 포함된 비건 음료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어요. 챗GPT는 장 건강에 좋고, 비타민이 풍부한 하스카프베리, 라임, 생강, 치커리 뿌리 등의 재료를 추천했어요. 비비 콜라는 챗GPT의 추천대로 재료를 조합해 맛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그 결과는 성공적!



음료의 이름도 챗GPT의 도움을 받아 지었어요. 챗GPT는 “건강하고, 상쾌한 음료에 관심이 있는 고객을 유치할 매력적이고 독특한 이름인 ‘비비 노바’를 추천한다”고 답했고, 그렇게 음료의 이름이 결정됐지요.



마지막으로 디자인까지 AI가 해냈어요. 이미지 생성 AI ‘미드저니(Midjourney)’를 통해 음료의 재료 중 하나인 하스카프베리의 이미지를 활용했고, 이 디자인이 음료를 담는 캔에 쏙 들어가게 됐지요. 비비 콜라 측은 “현재의 트렌드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AI에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어요.



도넛에 부산이 쏙




던킨의 AI 활용 특화 매장에서 내놓은 도넛들. 왼쪽부터 ‘광안리 소금우유 크림도넛’ ‘남포동 씨앗호떡 츄이스티’ ‘삼진어묵 땡초·새우 고로케 도넛’. 던킨 제공




MZ세대가 선호하는 마라와 고수를 재료로 크림빵을 만들었다. 삼립 제공



지난 5월 도넛 브랜드 던킨은 부산 동구에 AI 활용 특화매장을 오픈했어요. 이 매장은 부산역 앞에 위치한 만큼 부산의 대표 먹거리인 씨앗호떡, 삼진어묵과 대표 관광지인 남포동, 광안리 등을 활용한 지역 특화 메뉴도 선보였어요. △남포동 씨앗호떡 츄이스티 △광안리 소금우유 크림도넛 △삼진어묵 땡초 고로케 도넛 등이지요.



이 제품들의 콘셉트를 잡을 때도 AI가 활용됐어요. 던킨 관계자는 “부산의 유명한 장소, 유명한 음식, 유명한 브랜드 등을 추천받은 후 이를 바탕으로 제품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고 말했어요. “부산 광안리 해변이 담긴 도넛 이미지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면 AI가 그 이미지를 만드는 식.



종합식품기업 삼립은 올해 정통크림빵 출시 60주년을 맞이해 지난 5월 서울 성동구에 팝업 스토어(짧은 기간 운영하는 임시 매장)를 열었어요. 이곳에서는 9가지의 다양한 크림을 맛볼 수 있었는데요, 이 중 챗GPT를 활용한 레시피도 있었답니다.



삼립 관계자는 “구매력이 높고, 트랜드에 민감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사람)의 검색 키워드를 반영한 질문을 입력했다”며 “‘MZ가 좋아하는 원료는?’ ‘MZ가 선호하는 식감은?’이라고 묻는 식”이라고 말했어요.



이렇게 탄생한 게 바로 △마라맵고수(마라&고수 크림) △트루블루치즈(트러플 블루치즈 크림) △캬캬라멜팝콘(팝콘&캬라멜 크림)이에요. 매장에서 소비자 선호조사를 실시했는데 각각 7위, 6위, 5위를 차지했어요. 소비자들은 “독특한 맛이 매력적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AI가 잔반 분석해 소비자 취향 찾는다




에어 뉴질랜드는 AI를 활용해 잔반을 분석해 승객 선호도가 낮은 메뉴를 파악했다. 뉴질랜드 헤럴드 홈페이지 캡처



미국 과학전문매체 뉴아틀라스에 따르면 항공 산업은 매년 약 1100만 톤(t)의 기내 쓰레기를 발생시키는데, 이 중 절반은 폐기된 음식과 음료라고 해요.



이런 잔반을 줄이는데도 AI가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뉴질랜드의 항공사 에어 뉴질랜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홍콩 노선에서 승객이 다 먹은 기내식을 돌려받은 후에 한 달 동안 3만 장이 넘는 사진을 찍었어요. 이후 생성형 AI로 데이터를 분석했지요. 에어 뉴질랜드 측은 “AI는 블루치즈와 후무스(병아리콩을 삶아 만든 소스)가 많이 남은 것을 밝혀냈다”며 “앞으로 이 메뉴를 다른 메뉴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어요.



AI를 활용해 승객의 메뉴 선호도를 파악해 잔반을 줄이고, 승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것. 에어 뉴질랜드는 노선 전체에 걸쳐 AI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알려져요.


▶어린이동아 | 남동연 기자 nam0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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