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 2’ 공식 포스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 2’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누적 관객 수 410만 명(24일 기준)을 넘어서며 흥행(공연, 영화 등이 상업적으로 큰 이익을 거둠)을 이어가고 있지요.

2015년 개봉한 첫 편에선 주인공 ‘라일리’의 다섯 감정(△기쁨 △슬픔 △버럭 △소심 △까칠)만이 캐릭터로 표현했지만, 이번 후속편에는 사춘기 소녀가 된 라일리의 풍부해진 감정을 나타내는 캐릭터인 △불안 △당황 △따분 △부럽 등이 추가됐답니다. 보통 사춘기가 오면 이전보다 다양한 감정이 나타나기에 이를 반영한 것이에요.

그런데 왜 사춘기에는 이렇듯 감정이 널뛰는 걸까요? 오직 사람만이 이런 사춘기를 겪는 걸까요? 

도대체 내가 왜 이러지? 

이번 편에는 ‘불안’을 표현하는 캐릭터가 새롭게 등장한다

울상이 된 표정으로 안절부절못하는 캐릭터 ‘불안’이는 라일리의 머릿속을 바쁘게 돌아다녀요. 이 캐릭터가 활발히 움직일수록 라일리가 느끼는 불안도 커진답니다.

이처럼 사춘기가 오면 이유 없는 불안함을 느끼거나 버럭 신경질을 내는 일이 많아져요. ‘육체적·정신적으로 어른이 되어가는 시기’인 사춘기가 오면 우리의 몸과 마음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 이런 변화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이 시기 나오는 성호르몬 때문이에요. 우리 몸에는 여러 호르몬이 존재하는데, 사춘기를 맞으면 성호르몬이 많이 나오면서 이전과는 달리 키도 쑥쑥 크고, 골격(몸을 이루는 뼈)도 어른과 비슷하게 변화해요. 얼굴 이곳저곳에 여드름이 나기도 하지요.

이런 신체적 변화 외에도 사춘기 때는 감정도 들쑥날쑥해져요. 이는 뇌에서 감정을 느끼는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편도체’와 관련이 있어요. 10대 청소년들은 이 편도체가 예민해지고,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뇌의 전두엽 앞부분은 성인보다 덜 발달했기 때문에 감정 조절이 쉽지 않은 것. 그래서 작은 일에도 쉽게 토라지거나, 화가 나기도 하는 거죠. 이에 ‘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또래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지요.

보통은 12∼18세까지를 사춘기로 정의하지만, 모든 사람이 똑같이 나타나는 건 아니에요. 사람마다 호르몬이 분비되는 시기도 다르고, 뇌가 발달되는 속도 역시 다르므로 사춘기를 겪는 때와 행동 변화도 천차만별(여러 가지가 모두 차이가 있고 구별이 있음)인 것이랍니다.

우리도 사춘기 겪는다구!  

새끼 침팬지가 장난치고 있다. 라이브사이언스 홈페이지 캡처

“인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동물도 사춘기와 비슷한 과정을 겪는다.”

사람만이 사춘기를 겪는다고 생각했다면 오산! 바버라 내터슨 호로위츠 하버드대 인간진화생물학부 교수는 사람을 제외한 보통의 동물도 청소년기를 거쳐 어른 동물이 되는 시기를 거친다고 밝혔어요. 이를 ‘와일드 후드(wild hood)’라고 정의해요.

이 시기 성숙하지 못한 동물들은 어리석어 보이는 행동을 자주하기도 해요. 예를 들어 어린 쥐들은 어미 쥐가 주는 영양가 있는 음식 대신, 또래 쥐들과 어울리기 위해 일부러 영양이 덜한 음식, 혹은 병을 일으킬 수도 있는 음식을 택해요. 또 가젤, 박쥐 등의 일부 어린 무리는 의도적으로 포식자(다른 동물을 먹이로 하는 동물)에게 스스로를 노출하는 행동을 보이곤 해요.

하지만 이것이 꼭 부정적인 결과로만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게 호로위츠 교수의 설명입니다. 무모해 보이는 행동은 야생동물이 추후 위험한 상황에 부닥쳤을 때 스스로 이를 피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방식을 배우도록 돕는다는 것. 동물들의 사춘기가 이들의 생존력(끝까지 살아남는 힘)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경험을 주는 것이에요. 다만 야생에서 살며 천적을 마주하는 야생동물과 어린이·청소년은 다르기에 사춘기 때 위험한 행동을 하는 건 안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