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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거킹 한글 메뉴판 만든 산남초 6학년 학생들... 몬스터 와퍼? '거대한 괴물 버거'로 써주세요!
  • 남동연 기자
  • 2024-10-22 13: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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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남초 6학년 3반 학생들은 한글날을 맞아 버거킹의 한글 메뉴판을 만들었다. 오상민 선생님 제공



‘거대한 괴물 버거’ ‘네 가지 숙성 우유 버거’ ‘검은 단물’….



지난 7∼9일, 햄버거 브랜드 버거킹의 메뉴판이 달라졌어요. 몬스터 와퍼, 콰트로 치즈 와퍼, 콜라 등의 외래어(외국에서 들어온 말)·외국어 대신 ‘한글 메뉴명’이 생겨난 건데요.



이는 한글날을 맞아 산남초(경기 수원시) 학생들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내 만든 이름! 한글 메뉴판의 주역인 산남초 6학년 3반의 오상민 담임 선생님과 반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답니다.



두루 쓰는 한글이 모두에게 편리해




왼쪽부터 권성찬 군, 오상민 선생님, 문준혁 군



오상민 선생님은 부모님과 함께 간 식당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메뉴판을 보고 주문에 어려움을 겪은 후 문제를 느끼게 됐어요.



“처음엔 노인들만이 외국어로 된 메뉴판을 보는 데 어려울 거라 생각했지만 어린이들도 메뉴판에 사진과 그림이 없으면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어요. 외래어·외국어의 남용(기준을 넘어 함부로 씀)은 소통을 가로막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오 선생님은 6학년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우리말을 가꾸어요’와 ‘타당한 근거로 글을 써요’ 단원을 비롯해 미술 수업을 엮어 새로운 활동을 수업에 적용했어요. 모둠별로 ①햄버거, 피자, 아이스크림 가게 등 우리 주변에 있는 가게의 메뉴 중 이해되지 않는 단어들을 찾고 ②학생들이 직접 새로운 한글 메뉴를 만든 뒤 ③기업에 한글 메뉴명을 제안하는 내용을 담은 손 편지를 보낸 다음 ④새로운 메뉴판을 그리는 활동이었지요. 버거킹과의 이번 협업도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것.



오 선생님은 “학생들이 대화를 하며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이라고 평가했어요. 성적에 상관없이, 오로지 창의성만 보기 때문에 모둠 활동에서 가끔은 소외됐던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고. 또한 메뉴명이 많기 때문에 자신의 의견이 반영될 확률이 높아져서 학생들은 더욱 즐거워했지요.



커튼 대신 ‘햇빛 가림막’!




모둠 활동을 하고 있는 3반 학생들의 모습



수업 이후 6학년 3반 학생들의 언어 습관에도 큰 변화가 생겼어요. 1학기 학급회장이었던 문준혁 군은 “외국어로 적힌 간판을 볼 때마다 자연스럽게 머릿속으로 한글로 바꿔보게 된다”며 “친구들과 함께 토론을 통해 ‘커튼’을 ‘햇빛 가림막’으로 바꿔부르기로 했다”고 말했어요. 한글에 애정을 갖게 된 어린이들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서로 생각을 나누며 더 좋은 방향으로 말을 다듬을 수 없을지 고민하는 습관이 생긴 거예요.



버거킹과 협업을 한 후에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부심도 생겨났어요. 2학기 학급회장인 권성찬 군은 “어린이도 사회 구성원이지만, 어른처럼 사회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중학생, 고등학생이 돼서도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어요.



“우리 동네 아파트 이름 바꿔 보아요!”



오 선생님은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실생활과 연관 지으면 교과에 흥미가 생긴다”고 말했어요. 3반 학생들은 연계 활동을 하다 보니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SNS 대신 누리소통망으로 다듬을 수 있다’와 같은 내용을 자연스레 익혔다고 해요.



또한 기업과 협업을 하는 과정을 몸소 경험하며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된 어린이도 있고, 글쓰기에 자신이 없던 어린이는 “제안하는 글쓰기는 또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지요.



오 선생님은 어린이동아 독자들이 해볼 수 있는 활동도 추천했어요. “근처에 강이나 호수가 있는 아파트는 ‘리버’ ‘레이크’로, 지역 내 중심부나 번화가에 위치하면 ‘센트럴’로 쓰인 아파트가 많다”며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아파트를 우리말로 바꿔보라”고 말했어요.



이름을 바꿔 지은 후에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 생각해 본 후 글로 정리해 보면 좋아요. 내가 지은 이름이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모든 세대가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는지, 우리 동네만의 특색을 갖는지 등을 따져보는 거죠.



▶어린이동아 남동연 기자 nam0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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