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의 베이라히우 주경기장. 월드컵 본선경기를 치르기 위해 3억3000만 헤알(약 1500억 원)을 들여 새로 지은 경기장이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
2022년에 열릴 예정인 카타르 월드컵이 뇌물 스캔들로 얼룩지면서 스포츠계가 시끄럽다. 카타르의 무함마드 빈 함맘 집행위원이 대회 유치를 위해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들에게 수백만 달러를 뿌린 사실이 드러났다. 함맘은 투표 직전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도 몰래 만나 FIFA가 조사에 착수했다. 개최지 선정 때 카타르와 3차 투표까지 갔던 한국의 축구팬들에게도 큰 관심사다.
중동의 카타르는 1인당 국민소득이 10만 달러로 세계 1, 2위를 다투는 부국(富國·잘 사는 나라)이다. 인구는 적은데 원유와 천연가스 자원이 넘쳐 태어나서 숨질 때까지 교육, 의료 같은 모든 것을 나라에서 제공해 준다. 여름 기온이 섭씨 44도나 돼 운동하기에 좋은 기후는 아니지만 ㉠산유국(자국의 영토 및 영해에서 원유를 생산하는 나라)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월드컵을 유치했다.
각국은 왜 돈까지 뿌리면서 월드컵을 유치하려 할까. 올림픽과 함께 지구촌이 주목하는 스포츠 축제여서 나라 이미지를 높일 수 있고 경제 활성화 효과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운동장 건설과 운영에 약 1조 원을 투자해, 6조 원가량의 경제효과를 얻었다고 현대경제연구원은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국제 대회가 항상 ‘남는 장사’는 아니다. 아프리카 최초의 축구 월드컵인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은 투자에 비해 수입이 기대에 못 미쳤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도 최소 110억 달러(약 11조 원)나 드는 데 비해 경제효과는 별로일 거라는 관측이 많다.
13일 브라질 월드컵 개막(행사를 시작 함)과 함께 국내외 기업들이 월드컵 마케팅을 본격화했다. 현대기아자동차 같은 공식 후원사는 물론이고 가전, 유통, 식음료 업체들도 적극적이다. 가전업체들은 TV와 에어컨 광고에 열을 올리고, 식품업체들은 월드컵용 기획 상품들을 내놓으며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세월호 참극(슬프고 끔찍한 사건)이후 우울증에 걸린 한국의 소비시장에도 활기가 돌면 좋겠다.
동아일보 6월 14일자 신연수 논설위원 칼럼
정리=이영신 기자 l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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