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이 보낸 것으로 드러난 문자 메시지. 뉴시스 |
급기야 한 종합편성 채널에선 거짓말 인터뷰까지 등장했다. 민간 잠수부라고 스스로 주장한 여성이 인터뷰를 통해 “배 안의 생존자 소리를 들었다는 얘기를 다른 잠수부한테 들었다” “정부 관계자가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고 했다”라고 말했고, 이 인터뷰는 삽시간에 SNS를 타고 퍼져나갔다. 인터뷰는 거짓말로 드러났다. 자극적 내용을 검증 없이 내보낸 것은 언론의 책임과 의무를 저버린 일이다.
“지금 여기 배 안인데 사람 있거든…. 여자 애들 울고 있어. 나 아직 안 죽었으니까 안에 사람 있다고 좀 말해줄래.” 사고 당일인 16일 밤 경기 파주의 한 시민이 딸의 카카오스토리에 들어온 메시지를 보고 112에 신고했다. 경찰의 수사결과 초등학교 5학년의 장난으로 밝혀졌다.
SNS에선 “엄마 보고 싶어요. 식당에 있어요. 춥고 무서워요. 아직 살아 있어요” “배터리가 별로 없어요. 이거 보시는 분 제발 알려 주세요”라는 글도 돌아다닌다. 물 속에서 카톡이 전송될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한다.
‘여객선(세월호) 침몰사고 구조현황 동영상’ 문구와 함께 인터넷주소까지 달린 문자메시지도 가짜였다. ㉠주소를 누르면 기기 정보와 문자 통화기록까지 빠져나가는 신종 해킹 수법이다. 누리꾼들은 “해도 너무하네” “싹 다 잡아내 신원 공개하라”며 분노하고 있다. 이웃이 가슴 아픈 일을 당했을 때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장난질을 치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
“엄마 내가 말 못할까 봐 보내 놓는다. 사랑한다”며 배 침몰 당시 어머니에게 보낸 안산 단원고 학생의 문자메시지는 많은 사람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인터넷은 애틋하고 아름다운 얘기도 전해준다. 악성 SNS로 실종자 가족을 두 번 울리는 사람들은 이 글에 담긴 애절함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SNS가 ㉡유언비어(流言蜚語)의 온상(어떤 현상이 자라나는 바탕)이 되도록 내버려둬선 안 된다.
동아일보 4월 19일자 최영해 논설위원 칼럼
정리=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
▼ 사설 읽고 생각하기 ▼
1. 다음 설명을 읽고 사설 속 ㉠이 가리키는 단어를 써보세요.
2. 다음 보기 중 ㉡유언비어와 다른 뜻을 가진 단어를 고르세요.
① 헛소문 ② 속사정 ③ 뜬소문
3.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잘못된 내용을 SNS에 퍼뜨려서는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유언비어를 퍼뜨리지 말자’라는 주제로 짧은 글을 써봅시다.
※정답 1. 스미싱(Smishing) 2. ②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