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독일 츠비카우에 위치한 폭스바겐 공장 조립 라인의 사진.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번화가에 위치한 중국 전기차 회사 비야디(BYD) 매장. 동아일보 자료사진
비야디 매장에 전기차 ‘아토3’가 전시되어 있다
[1] ‘폴크스바겐(폭스바겐)’은 독일 제조업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그 이름 자체가 ‘국민 차’라는 뜻이에요. 엄격한 품질 관리와 친환경을 내세운 디젤차 등을 기반으로 오랜 기간 세계 1위 자동차 제조사 자리를 지켰어요. 폭스바겐의 첫 작품인 ‘딱정벌레차’ 비틀(Beetle·‘딱정벌레’라는 뜻)은 세계 곳곳에서 인기가 많았어요. 폭스바겐은 특히 1980년대 초반부터 중국 시장에 뛰어들어 중국 안에서 자동차 판매 1위를 굳혔어요. 한때 지구 전체에서 팔린 자동차 10대 중 한 대가 폭스바겐 자동차였어요.
[2] 이랬던 폭스바겐이 1937년 회사가 만들어진 이후 처음으로 본토인 독일 내 공장을 없애겠다고 해요. 동시에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의 수를 크게 줄이겠다고 했어요. 폭스바겐그룹의 올리버 블루메 최고경영자(CEO)는 2일 “자동차 산업이 몹시 어렵고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지요. 폭스바겐은 독일에만 6개 공장과 29만여 명의 직원을 뒀었어요. 그런데 이 중에서 완성차 공장과 부품 공장 1곳씩을 닫고 직원 2만 명을 구조 조정할 것으로 전해졌어요.
[3] 폭스바겐이 37년 전에 미국에 있는 공장을 없앤 적은 있지만 독일에 있는 공장을 닫은 적은 한 번도 없어서 이번 결정은 충격적이에요. 유럽 1위, 세계 2위를 달리는 자동차 기업인 폭스바겐의 위기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에요. 블루메 CEO는 “새로운 경쟁자가 유럽 시장에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독일 안에 제조 공장을 유지한다는 건 기업의 경쟁력을 더욱 뒤처지게 만든다”고 했어요. 그가 언급한 ‘새로운 경쟁자’는 ( ㉠ )이에요.
[4]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폭스바겐 같은 기업과 상대가 되지 않았던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주요 상품을 전기차로 바꾼 뒤 중국과 유럽의 자동차 시장에서 자신들의 제품을 많이 팔고 있어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그럴듯한 디자인과 1000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요. 폭스바겐은 전체 판매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의 1위 자리를 지난해 중국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BYD)에 내줬어요. 유럽 전체에서도 중국 전기차의 점유율은 이미 20%를 넘어섰어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비야디의 해외 판매량은 지난해 1년 치 판매량을 넘어섰어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거대한 내수에 힘입은 중국 자동차 기업들의 추격에 속도가 붙었어요.
[5]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을 서둘러 온 유럽연합(EU)의 정책에 맞춰 폭스바겐도 급히 전기차로 바꿀 것을 선언했지만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했어요. 이런 상황에서 높은 임금과 과도한 복지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지는 독일 공장을 폭스바겐이 계속 운영할 이유가 사라진 거예요. 폭스바겐의 독일 공장 폐쇄로 세계 자동차 업계의 흐름도 달라질 것으로 보여요. 한국 자동차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방심해선 안 돼요. 굳건히 지켜오고 있던 폭스바겐의 자리를 무너뜨린 중국 전기차의 공세에서 우리 자동차 기업도 자유로울 수 없어요.
동아일보 9월 5일 자 정임수 논설위원 칼럼 정리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양지원 기자 edujion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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