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을 배경으로 한 애플의 광고 영상 중 일부. CNN 홈페이지 캡처
지난 5월 태국 방콕 고층 빌딩들이 모여 있는 모습
낡은 공항과 대중교통, 깨끗하지 못한 호텔….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인 애플이 내놓은, 태국 배경의 한 광고 영상에 등장하는 장면들이에요. 이 광고가 공개되자 태국 현지에선 자신의 나라를 부정적으로 표현했다는 지적이 일었습니다.
비난이 거세지자 애플은 3일(현지시간) “태국의 문화와 낙관적(밝고 희망적)인 모습을 광고 영상을 통해 보여주려 했지만, (이번에 공개된 광고가) 오늘날 태국 모습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점을 사과한다”면서 “나쁜 의도는 없었으며, 영상은 앞으로도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어요.
이번 논란은 지난달 18일 애플이 ‘아웃 오브 오피스(Out of office)’라는 이름의 광고 영상을 공개하면서 시작됐어요. 태국 방콕과 라용 지역에서 촬영된 이 영상은, 태국으로 출장을 떠난 사람들의 여행기가 담겨 있어요. 하지만 이 과정에서 깨끗하지 못한 거리와 시설물이 보였고, 태국 현지인도 다소 우스꽝스럽게 연출되면서 문제가 됐어요. 이에 태국 현지에선 “오늘날의 태국 모습과는 달리, 몹시 낙후(생활 수준이 일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뒤떨어짐)되어 있고, 태국인들 역시 단정치 못하다는 인상을 심어준다”는 지적이 나왔지요.
태국에서는 애플의 제품을 사지 않겠다는 목소리까지 높아졌어요. 태국 하원 관광위원회 역시 “태국인들이 이 광고를 매우 불쾌해하고, 이 광고를 이유로 애플 제품 대신 다른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하길 원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어요. 지적이 거세지자 애플은 광고 영상을 삭제하며 사과한 것. 이번 일은 기업의 광고가 특정 나라 국민들의 반발을 사면 어떤 일이 나타날 수 있는지 잘 보여줘요.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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