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인 지난 5월 5일, 서울 송파구의 한 놀이공원을 찾은 어린이와 그 가족이 퍼레이드 공연을 즐기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오늘의 키워드] 요일제 공휴일

공휴일을 ‘몇 월 며칠’이라고 날짜를 지정하는 게 아니라 ‘몇 월 몇 번째 ○요일’이라고 정하는 것을 말해요. 현재 어린이날은 매년 ‘5월 5일’이지만, 이를 요일제 공휴일로 바꾸면 ‘5월 첫째 주 월요일’과 같은 방식으로 정할 수 있는 것. 현재 미국과 일본 등이 요일제 공휴일을 채택하고 있어요.

정부가 법정 공휴일을 특정 요일로 정해 쉬도록 하는 ‘요일제 공휴일’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요. 법정 공휴일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의해 공휴일이 된 날로, 달력에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어요.

기획재정부가 3일 발표한 ‘역동경제 로드맵’에 따르면 정부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요일제 공휴일’을 살펴보고 있어요. 공휴일을 금요일이나 월요일로 정하면 주말을 끼고 길게 쉴 수 있어 국민의 편안한 쉼을 보장할 수 있고, 연휴로 인해 경제 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돼요.

예를 들어 올해 10월 공휴일의 경우 개천절은 ‘10월 3일’, 한글날은 ‘10월 9일’로 특정한 날짜에 고정돼 각각 목요일과 수요일에 쉬어야 해요. 하지만 요일제 공휴일을 도입해 개천절은 10월 첫 번째 금요일, 한글날은 10월 두 번째 금요일을 공휴일로 각각 정하면 금∼일까지 이어서 2주 연속으로 각각 3일씩의 연휴를 보낼 수 있지요. 연휴가 늘어나면 이 날짜에 맞춰 여행을 가거나 쇼핑하는 이들이 많아져 내수 경제(국내에서 이뤄지는 생산과 소비 활동)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요일제 공휴일이 실제로 시행될지는 불투명해요. 2011년과 2016년에도 이 제도의 도입을 논의한 바 있는데, 추진되지 않았어요. 그 이유로 “법정 공휴일을 특정 날짜가 아닌 요일로 정하면 기념일이 가진 의미가 퇴색(희미해지거나 볼품없이 됨)된다”는 지적이 나왔어요. 삼일절이나 현충일 등은 그 날짜를 기억하는 것에 의미가 있는데, 요일제 공휴일이 시행되면 기념일 자체의 의미가 사라진다는 것.

또 작은 사업장은 3일 연속으로 쉴 경우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섣불리 도입하기는 어렵다는 입장도 있었어요. 이에 이번에 다시 논의되는 요일제 공휴일이 시행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어동이 나는 요일제 공휴일을 채택하는 것에 찬성해.

현재 법정 공휴일은 날짜로 지정되어 있는데, 매년 요일이 달라 휴일이 들쑥날쑥한 느낌이야. 만약 요일제 공휴일이 시행된다면 요일이 고정적으로 정해져 있으니 휴일에 무엇을 할지 계획하기 편해. 게다가 연달아 3일을 쉴 수 있으니 어디론가 이동하기도 좋지!

삼일절이나 광복절 등 기념일 본래의 날짜가 잊히는 게 우려된다면, 쉬는 건 요일제 공휴일로 하면서도 기념일과 관련된 행사는 본래 기념일 날짜에 열면 그 의미를 기릴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하면 기념일의 의미도 잊히지 않을뿐더러 긴 휴일도 보장받을 수 있잖아.

▶어솜이 나는 요일제 공휴일을 채택하는 것에 반대해.

법정 공휴일은 해당 날짜를 휴일로 해 그날을 기념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된 거야. 그런데 요일제 공휴일을 시행하면 본래 기념일의 의미가 점차 사라질 게 분명해. 결국 기념일의 본래 의미는 사라지고 ‘쉬는 날’이라는 인식만 남는다면, 법정 공휴일의 존재 이유 자체가 사라지는 거지.

그리고 3일 연속으로 쉬는 게 불가능한 사업장에선 요일제 공휴일이 지정되면, 한 해에 몇 번씩이나 공휴일로 인해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거야. 그렇게 되면 작은 사업장은 경영난에 시달릴 수 있어.

※ 어동이와 어솜이의 주장 중 누구의 주장에 동의하나요? 내 생각을 7월 23일(화)까지 어린이동아 온라인 카페(cafe.naver.com/kidsdonga)의 ‘어동 찬반토론’ 게시판에 올려주세요. 가장 논리적으로 주장을 편 어린이들의 의견을 뽑아 지면에 소개합니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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