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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일본 사도광산, ‘강제노역 흑역사’ 지우면 세계유산 가치 없다
  • 전선규 기자
  • 2024-06-13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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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일본 사도광산 안의 터널 모습. 뉴시스 자료사진



[1] 일제강점기(우리나라가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1910∼1945년) 조선인 강제노역(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억지로 시키는 노동) 현장인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에 대해 유네스코 자문기구가 세계문화유산 등재 ‘보류(당장 처리하지 않고 나중으로 미뤄 둠)’를 권고(어떤 일을 하도록 권함)했어요. 사도광산은 에도 시대(일본 역사 중 1603∼1868년 시기)에 금과 은 등을 생산하던 최대 규모 광산(광물을 캐내는 곳)으로, 태평양전쟁(1941∼1945년까지 태평양 일대에서 미국과 일제를 중심으로 벌어진 제2차 세계대전 중 하나) 물자(어떤 활동에 필요한 물건) 확보에 이용됐어요.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 등재 신청을 하면서 강제동원의 흑역사(부끄러운 과거)를 감추려고 대상 기간을 19세기까지로 제한하는 ‘꼼수(쩨쩨한 수단이나 방법)’를 부렸는데 자문기구는 “전체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전시 전략을 세우고 시설 설비를 갖추라”고 권고하면서 사실상 20세기 강제노역사까지 반영하라고 요구한 것이에요.


[2] 일본 정부는 1601년 발굴돼 1989년까지 운영된 일본 최대 사도광산이 에도 시대 유산이라고 주장하지만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에겐 죽음의 노역장(몹시 괴롭고 힘든 노동을 하는 곳)이었어요. 일본 정부 문서에 따르면 태평양전쟁 무렵 최소 1141명의 조선인이 이곳에서 전쟁 물자를 캤어요. 한국 정부가 사도광산 강제징용(일제강점기에 일제가 조선 사람을 강제로 동원하여 부리던 일) 피해자로 판정한 148명 중 73명이 진폐증(폐에 먼지가 쌓여 생기는 병)과 폐질환(폐에 생기는 병) 등의 후유증을 앓았고, 사망자도 일본 전 지역 조선인 노무자(육체노동을 하며 사는 사람) 사망률보다 6배 높았어요. 사도광산의 대부분 유적(남아 있는 자취)은 태평양전쟁과 관련된 시설물들이에요. 이런 역사를 뺀 반쪽짜리 유적이 어떻게 인류가 공동으로 보존할 만한 역사적 가치를 지녔다고 할 수 있을까요.


[3] 유네스코 자문기구의 이번 결정에는 일본이 2015년 또 다른 강제동원 현장인 하시마(일명 군함도) 탄광(석탄을 캐내는 광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했던 약속을 어긴 과거가 영향을 주었을 거예요. 일본은 당시 하시마 탄광을 메이지 시대(일본 역사 중 1868∼1912년 시기) 유산으로 등재하면서도 조선인 강제동원을 인정하며 피해자를 기리겠다고 약속했어요. 하지만 이를 위해 도쿄에 만든 산업유산정보센터 전시장에는 ‘학대(몹시 괴롭히거나 가혹하게 대우함)나 차별은 없었다’는 증언 위주로 소개해 유네스코가 이례적으로 ‘강한 유감’을 표하며 “전체 역사를 제대로 알리겠다는 약속을 지키라”고 추가로 권고한 상태예요.


[4]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는 다음 달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21개 위원국의 투표로 결정돼요. 한일 양국이 합의된 문서를 제시하면 위원국들이 의논하는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고 해요. 하시마 탄광의 역사 왜곡(사실과 다르게 해석하거나 그릇되게 함)이 사도광산에서 반복되지 않게 하려면 일본이 유네스코 자문기구의 권고 사항을 제대로 행하도록 보장하는 조치를 취해야 해요. 기억과 반성 없이는 우호(서로 사이가 좋음)도 없어요.


동아일보 6월 8일자 사설 정리



▶어린이동아 전선규 기자 3q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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