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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마크롱의 각본 없는 소통
  • 남동연 기자
  • 2024-05-16 12: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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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4월 프랑스 파리에서 연설을 하는 모습. France24 홈페이지 캡처



[1] 시민들과 설전(옳고 그름을 가리는 말다툼)을 자주 벌이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22년 재선(두 번째로 당선됨) 도전 유세(자기 의견 또는 자기 소속 정당의 주장을 선전하며 돌아다님)를 위해 알자스 지역을 찾았을 때 일이에요. 마크롱은 행인과 이런 대화를 했어요. “당신 때문에 살면서 처음으로 마린 르펜(당시 극단적 보수주의적인 성향의 정당 대선 후보)에게 투표하려 한다.”(행인) “이유가 뭔가.”(마크롱) “당신만큼 형편없는 대통령을 본 적이 없다. 오만하고 거짓말쟁이다.”(행인) “많은 토론거리를 줘서 감사하다. 하지만 당신이 계속 당신 생각만 하면 우린 토론을 할 수 없다.”(마크롱)



[2] 마크롱 대통령이 시민들과 만나는 현장에선 계란이나 토마토가 심심치 않게 날아들어요. 극단적인 보수 성향의 청년에게 뺨을 맞는 봉변(뜻밖의 변이나 망신스러운 일을 당함)도 있었어요. 이 청년은 마크롱과 악수를 하다 다른 손으로 그의 뺨을 후려쳤지요. 대통령이 폭행을 당한 중대 사건이지만 마크롱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폭행 위협이 있더라도 계속 소통할 것”이라며 다시 시민들을 만났지요. 이후 영부인(대통령의 아내)과 산책 중 시위대를 만났을 땐 “고함치지 말고 냉정히 말해 달라”며 토론을 청하기도 했어요.



[3] 마크롱의 소통 행보를 ‘쇼’라고 폄하(가치를 깎아내림)하는 시각도 있어요. 개혁(제도나 기구 따위를 새롭게 뜯어고침) 과제를 밀어붙이면서 반대 여론(대중의 공통된 의견)을 끌어안는 것처럼 보이려는 제스처라는 것. 마크롱이 밀고 나아간 정책들을 보면 그런 쇼라도 해야 할 만한 사안이 적지 않아요. 집권(권세나 정당을 잡음) 초기부터 고용과 해고를 수월하게 만들고, 친환경 에너지 정책의 일환으로 유류세(석유, 휘발유 등 기름 종류에 매기는 세금) 인상을 시도해 노조(노동 조건을 개선하고자 노동자가 조직한 단체)와 화물기사들의 저항을 불렀어요. 정년(직장에서 물러나도록 정해져 있는 나이)을 연장하고 연금(해마다 국가로부터 받는 돈)을 받는 시점을 늦춘 연금개혁 역시 국민 70% 반대를 무릅쓰고 관철(어려움을 뚫고 나아가 목적을 기어이 이룸)시켰지요. 여론을 수습하지 못하면 정권이 흔들릴 만한 이슈들이에요.



[4] 과거 정부가 미뤄 온 민감한 문제를 건드리니 지지율이 높을 리 없어요. 연금개혁 직후 26%까지 곤두박질쳤다가 요즘은 30%대에 머물고 있어요. 위축될 법도 한데 마크롱은 더 거침없는 대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어요. 연금개혁에 반대하며 프라이팬을 두드리는 시위대 틈에 파고들어가 “프라이팬으로는 프랑스를 전진시킬 수 없다”고 설득하고 ‘연금 반대 시민’ 500명을 초대해 200분간 토론을 벌였어요. 최근에는 농업박람회에 방문했다가 농업용 경유 면세(세금을 면제해줌) 폐지에 항의하는 농민들이 야유를 퍼붓자 농민 수십 명과 즉석 토론을 했어요.



[5] ‘트랙터 시위(농업개혁 반대)’ ‘노란조끼 시위(노동개혁 반대)’ ‘프라이팬 시위(연금개혁 반대)’ 등으로 바람 잘 날이 없지만 대통령이 시위대와도 기꺼이 마주 앉는 게 프랑스의 민주주의예요. 대통령이 불편해할 목소리는 경호원들 선에서 입을 틀어막는 한국과 다른 대목. 9일 대통령 기자회견이 열리긴 했지만 추가 질문 기회가 없어 토론을 못 하는 구조에선 소통을 기대하기 어려워요. 마크롱이 프랑스에서 20년 만에 나온 재선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데는 대화를 통한 정면 돌파 전략이 한몫을 했어요. 성공한 정치인이 되려면 까다롭고 날 선 질문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 돼요.



동아일보 5월 11일 자 신광영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남동연 기자 nam0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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