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 모이’로 비둘기 개체 수 조절 찬반
서울 도심의 아스팔트에 고인 물을 마시고 있는 비둘기들. 동아일보 자료사진
다음은 어린이동아 3월 28일 자 5면관련 찬반토론입니다.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지난해 통과된 가운데 일부 동물단체가 비둘기에게 불임 모이를 주는 방식으로 개체 수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해 찬반 논란이 일어요.
비둘기에게 불임 모이를 주자고 주장하는 측은 “비둘기를 굶기기보단 함께 살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스페인의 한 도시에서 불임 모이를 주는 정책을 통해 비둘기의 개체 수를 55% 줄였다”고 말해요. 반대하는 측은 “비둘기가 아닌 다른 새나 동물이 붙임 모이를 먹을 경우 생태계가 교란(어지럽고 혼란하게 함)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어요.
이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을 소개합니다.
[찬성]
저는 비둘기에게 불임 모이를 주는 정책에 찬성합니다.
환경부는 지난 2009년 비둘기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한 바 있어요. 비둘기의 배설물이 문화재를 훼손하거나 건물을 부식(금속이 바스러짐)시키고, 사람들의 생활에도 피해를 주는 골칫거리이기 때문이에요.
비둘기에게 불임 모이를 주면 비둘기 개체 수 조절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도심에 넘쳐나는 비둘기의 배설물도 줄어들 거고요.
▶윤다애(인천 남동구 인천원동초 6)
[찬성]
저는 비둘기에게 불임 모이를 주는 정책에 찬성합니다.
비둘기도 소중한 생명이에요.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굶겨 죽이는 건 곤란하지요. 그렇기에 굶기기보단 불임 모이로 개체 수를 조절하는 게 옳을 거예요.
다른 새가 불임 모이를 먹을 경우 생태계에 혼란을 줄 수 있으니 다른 새들은 싫어하고, 비둘기만 좋아하는 먹이를 찾아서 비둘기용 불임 모이를 만들면 어떨까요? 그러면 효과적으로 비둘기의 개체 수를 줄일 수 있을 거예요.
▶조민하(서울 서초구 계성초 1)
[반대]
저는 비둘기에게 불임 모이를 주는 정책에 반대합니다.
생태계는 무척 복잡하기 때문에 사람의 개입이 나비 효과(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뉴욕에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론으로, 사소한 변화가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이르는 말)를 일으킬 수 있어요.
비둘기의 개체 수가 줄면 다른 생물이 늘어나거나 줄어들어 생태계에 교란이 올 거예요. 그로 인해 사람에게 돌아오는 피해도 분명히 있을 거고요. 따라서 함부로 사람이 개입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송민서(대구 동구 대구새론초 5)
[반대]
저는 비둘기에게 불임 모이를 주는 정책에 반대합니다.
물론 비둘기의 개체 수를 줄여야 한다는 점엔 동의해요. 하지만 과연 비둘기만 불임 모이를 먹을까요? 다른 새 또한 불임 모이에 노출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해요. 조류엔 비둘기뿐만 아니라 멸종위기 야생생물도 있어요. 환경부에 따르면 저어새, 황새, 흰꼬리수리, 매 등 조류 69종이 보호받아야 하는 생물이지요. 이들이 불임 모이를 먹는다면 개체 수가 감소하게 될 거예요.
또한 불임 모이를 먹은 조류를 잡아먹는 포식자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어요. 생태계 교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비둘기에게 불임 모이를 줘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구동엽(서울 마포구 서울아현초 4)
▶어린이동아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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