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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이젠 여아 선호가 걱정?
  • 김재성 기자
  • 2024-03-05 12: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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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입학식을 마친 1학년 신입생들의 모습. 뉴시스


[1] 우리나라 산부인과 진료실에선 의사와 예비 부모들 사이에서 알쏭달쏭한 대화가 흔히 오가요. 초음파 검사를 하다가 뜬금없이 아기 옷은 무슨 색깔이 좋을지, 어떤 장난감을 준비할지 등을 묻는 식이에요. 서양 국가에선 임신 4, 5개월쯤 의사가 배 속 아이의 성별을 알려주고 부모는 이를 기념하는 성별 공개 파티를 열기도 하지만 우리는 임신 32주까진 의료진이 태아 성별을 알릴 수 없게 한 법조항 때문에 부모들이 눈치껏 성별을 알아채야 해요.


[2] 이 법이 최근 헌법재판소(법이 헌법의 취지에 맞는지 등을 재판하는 특별 재판소)에서 위헌(법률 등이 헌법의 조항이나 정신에 어긋남) 판정을 받았어요. 37년 전 법이 만들어질 당시 팽배(어떤 기세가 거세게 일어남)했던 *남아(남자 아기) 선호 사상이 확연히 줄어들었고, 대부분의 낙태(배 속 아기를 어머니의 몸에서 분리함)가 성별을 알지 못하는 임신 10주차 전에 이뤄진다는 게 주된 이유예요. 다만 재판관 9명 중 3명은 성별 공개에 신중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어요. ‘남아 선호가 아니더라도 부모가 원하는 성별로 자녀를 한 명만 낳으려 할 경우 성별에 따라 낙태가 이뤄질 개연성이 있다.’ 여아(여자 아기) 선호로 인한 낙태 가능성 역시 우려된다는 취지예요.


[3] 재판관들은 여아 선호를 보여주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비중 있게 인용했어요. 지난해 조사에서 응답자 중 59%는 ‘딸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답했는데 ‘아들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응답은 절반 수준인 34%에 그쳤어요. 딸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답변은 모든 연령대에서 아들보다 더 높게 나왔지요.


[4] 여아 선호 현상은 자녀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줘요. 과거에 자식은 한 집의 노동력이자 부모의 노후 대책 성격이 강했어요. 이런 측면에서 보면 딸보단 아들이 유리했을 것이에요. 하지만 자녀 양육이 ‘고비용’ 그 자체인 요즘엔 그런 공식이 적용되기 어려워요. 대학 졸업 후에도 안정적인 직장을 못 잡고 부모에게 얹혀사는 자녀가 많아요. 자녀의 경제력은 부모 세대를 넘어서기 어렵고, 노후 돌봄은 자녀가 아닌 국가의 몫으로 옮겨가고 있어요.


[5] 요즘 부모들이 자식에게 기대하는 가치는 정서적 친밀감이에요. 키울 때 애교가 많고, 노후엔 부모를 살뜰히 챙기는 건 아들보단 딸인 경우가 많아요. 딸은 정서적인 면에서 평생 보험이란 말도 있어요. 또 맞벌이 부부들 중에는 “육아에 쓸 시간과 자원이 부족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부모 말에 잘 따르고 빨리 철드는 딸을 선호하게 된다”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지요.


[6] 인구 전문가들은 남아를 선호했던 나라 중에 한국처럼 급격하게 여아 선호로 바뀐 사례를 찾기 힘들다고 해요. 최근 여아 선호 현상은 저성장, 청년실업, 열악한 육아 환경 등 우리의 고질적(오랫동안 앓고 있어 고치기 어려운 것) 문제와 연결돼 있어 ‘한국적 현상’으로도 볼 수 있어요. 해결 기미가 잘 보이지 않는 문제들인 만큼 태아 성별 공개를 무작정 허용해선 안 된다는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소수의견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어요.


동아일보 3월 4일 자 신광영 논설위원 칼럼 정리


※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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