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2025학년도 입시부터 의대 정원이 2000명이 더 늘어난다. 뉴시스
종로학원의 2024 입시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들의 모습
[1] 올해 고3이 치르는 2025학년도 입시부터 늘어나는 의대 정원 2000명은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위 대학이 하나 더 생겼다”고 할 정도로 파격적인 숫자예요. 의대 증원(사람 수를 늘림)이 발표된 이튿날인 7일 한 대형학원의 ‘의대 재수, 반수 전략’ 온오프라인 설명회에는 4100여 명이 몰려 성황(사람이 많이 모여 활기에 참)을 이뤘어요. 의대 증원에 따른 입시 전략을 세우려는 수요라는 것이 학원 측의 설명. 의대 합격이 아슬아슬했던 상위권 고3 학생과 N수생(수능에 두 번 이상 응시하는 재수생), 의대에 떨어지고 이공계로 진학한 반수생(대학에 다니다가 수능에 응시하는 재수생), 심지어 미래가 불안한 직장인까지 의대에 도전하고 있어요.
[2] 정부는 지역 의료를 살리기 위해 지역 국립대와 정원 50명 이하 미니 의대를 중심으로 의대 정원을 늘리고, 신입생의 60%까지 지역인재전형을 확대하기로 했어요. 이렇게 되면 의대 지역인재전형 선발 인원이 기존의 두 배인 2018명으로 증가해요. 현재 입학 정원이 49명인 강원대 의대를 예로 들면, 두 배가량 늘어날 정원의 상당 부분을 강원 지역 고등학생으로 뽑아야 한다는 얘기. 당연히 강원도 춘천에 사는 고등학생이 강원대 의대에 합격할 확률이 올라가지요. 지금도 지역 의대 수시 전형의 경쟁률은 수도권 의대의 3분의 1 수준인데, 이 경쟁률이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돼요.
[3] 현재 지역인재전형은 고등학교를 해당 지역에서 졸업해야 지원이 가능해요. 3년 뒤인 2028학년도부터는 중학교부터 지역에서 다녀야 하지요. 이미 지역 공공기관의 ( ㉠ )들이 서울 살림을 접고 재결합했다거나 자녀의 지방 전학을 위해 KTX를 타고 아버지가 서울로 ( ㉡ )한다는 소식이 들려요. 강남 학원가에는 아이만 지역 중고교로 진학시키는 ( ㉢ ) 문의도 늘고 있어요. 세종·천안·아산같이 수도권과 가깝고 도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곳이 인기라고.
[4] 지자체들은 의대 증원 효과로 인구 유입이 늘고 대학 상권에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해요. 이들이 지역에 남아 의사로 일해준다면 ‘지역 의료 대란’ 해소에도 도움이 될 거예요. 문제는 ㉣‘체리 피커’처럼 각종 보조금을 챙기고, 의대 입시 혜택만 누리는 ‘꼼수 전학’이지요. 이를 우려한 지역 대학에선 “중학교가 아닌 초등학교부터 지역에서 졸업하도록 해야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산다” “지역 의대를 졸업하면 지역에서 일정 기간 의무적으로 근무하도록 하자”고 제안하고 있어요.
[5] 2006년 이후 의대 입학 정원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의사는 높은 소득과 사회적 지위를 보장받는 가장 안전한 직업이 됐어요. 그렇다 하더라도 아이를 홀로 지방 유학을 보내거나 온 가족이 이사를 감수할 만큼 의대 진학이 자녀 교육의 전부가 된 현실은 씁쓸할 따름이에요. 의대의 지역인재전형을 확대하려는 본래 취지는 그 지역에서 나고 자란 인재를 키워 지역 필수 의료를 살리겠다는 것인 만큼 똑똑한 제도 운영이 필요해요.
동아일보 2월 8일 자 우경임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남동연 기자 nam0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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